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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 ‘상대 선수와의 심리 싸움에서 이겼다’

인유사랑 2008. 11. 24. 08:10

‘상대는 김승규에 대한 파악이 되어 있지 않았고, 우리는 상대 키커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었다.’

울산 현대가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6강 플레이오프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승부차기 끝에 4-2로 누르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 날 0-0으로 지루하게 흐르던 경기는 승부차기에 등장한 신예 김승규의 활약으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울산 현대는 연장 후반전이 끝나기 직전, 좋은 활약을 펼치던 김영광 골키퍼를 빼고 김승규를 투입했다. 국가대표 경험까지 풍부한 김영광에 비해 김승규는 K-리그 데뷔전도 치르지 않은 ‘어린 아이’였다. 청소년대표팀에서는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지만 성인팀은 청소년팀과 결코 같을 수 없었다.

자신감 있게 승부차기에 임한 김승규는 포항의 첫 번째 키커인 노병준의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이어 김광석의 슈팅도 막아내 순식간에 울산은 2-0으로 앞서나갔다. 울산은 오장은이 실축을 해 2-1로 쫓겼으나 이진호와 박병규가 연속으로 골을 성공시켜 4-2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김승규는 “전날, 비디오 미팅에서 포항 선수들의 승부차기를 분석했다. 상대가 그쪽으로 찰 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래서 상대가 찰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는 순간 몸을 날려 막아냈다.”며 당당하게 승부차기 선방의 비결을 밝혔다.

김승규는 K-리그 데뷔전의 긴장감도 없어 보였다. 상대 키커가 볼을 차기 전 한쪽 팔을 올려 이쪽으로 뛸 것이라고 예고하듯 상대와의 심리 싸움을 즐겼다. 그는 “상대 선수와 심리 싸움에서 이기려고 일부러 손을 올렸다.”고 밝혔다.

김승규의 깜짝 기용으로 승리를 거둔 김정남 감독도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김정남 감독은 “김승규 선수는 19세 청소년대표팀 선수지만 프로에서는 잘 모르는 선수다. 포항팀의 선수들이 어디 방향으로 찬다는 것은 대충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요인이 됐다.”고 했다.


[축구공화국ㅣ울산=홍재의 기자] hong4137@footballrepubl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