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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家끼리 격돌한 대결에서는 형이 웃었다. 형은 패기 넘쳤던 아우를 맞이해 침착하고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며 한수 가르쳐줬다.

26일(수) 저녁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울산 현대가 전북 현대를 1-0으로 물리치고 FC 서울이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전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현대의 집안 싸움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이번 경기에서는, 울산 현대가 전반 40분 터진 염기훈의 천금과 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전북 현대의 끈질긴 추격을 물리치고 감격스러운 승리를 기록했다.

이번 경기에서의 승리로 울산 현대는 K-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고, 내년 열리는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까지 손에 넣는 겹경사를 맞게 됐다.



▲ 1st-염기훈의 헤딩 선제골로 앞서나가는 울산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준플레이오프. 이 경기에서의 승자는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론이고, 내년 열리는 AFC 챔피언스리스 진출권까지 획득할 수 있었다. 그래서 였을까, 두 팀은 그 어느 경기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시작했다. 전북은 지난 경기와 큰 틀에서 변화 없는 선수 진요을 꾸렸고, 울산은 부상에서 돌아온 현영민을 투입하는 등 달라진 모습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전북이 가져갔다. 전북은 최태욱의 활발한 측면 돌파와 루이스의 날카로운 패싱력을 앞세워 울산을 공략했다. 전반 8분에는 최태욱의 크로스가 정경호에게까지 연결됐지만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어갔고, 전반 12분에는 루이스의 전진패스를 잡은 최태욱이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최태욱의 크로스를 받은 조재진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나고 말았다.

전북의 공세에 정신을 차린 울산은 이진호의 포스트 플레이와 염기훈 이상호의 활발한 움직임에 힘을 내기 시작했다. 전반 14분 이진호의 헤딩 슈팅으로 포문을 연 울산은, 전반 24분과 31분 각각 염기훈과 현영민이 전북 진영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프리킥 기회를 맞이했지만 모두 골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팽팽하게 이어진 경기의 균형은 전반 40분 울산에 의해 먼저 깨졌다. 울산은 오른쪽 하프라인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박동혁이 처리했고 이진호가 백헤딩으로 연결하자, 이 볼을 다시 염기훈이 머리로 밀어넣으며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염기훈의 문전 집중력이 돋보였던 장명이었다.

1-0으로 앞서던 울산은 전반 추가시간에 전북 수비수 강민수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추가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강민수는 자기진영 오른쪽에서 날아온 현영민의 프리킥을 방어하던 과정에서, 울산의 박동혁은 잡아끌었다는 심판의 판정을 받으며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박동혁이 찬 페널티킥을 전북의 권순태 골키퍼가 선방하면서 전반은 1-0 울산의 리드로 끝났다.

▲ 2nd-효율적인 45분 보낸 울산 ‘웃었다’

전북은 후반 시작 4분 만에 홍진섭을 빼고 다이치를 투입하며 전체적인 포메이션과 전술의 변화를 가져갔다. 조재진과 다이치를 투톱으로 세운 전북은, 최태욱과 정경호를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배치하며 동점골을 넣기 위해 노력했다.

전북에게 기회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전북은 전반 5분 울산 진영에서 공격을 이어가던 중 울산의 수비수가 걷어낸 볼을 임유환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잡았다. 임유환은 지체 없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임유환의 발을 떠난 볼이 아쉽게도 울산의 골포스트를 맞고 나가면서 아쉽게 동점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후 두 팀의 경기는 후반 중반까지 치열한 주도권 싸움으로 펼쳐졌다. 전반적인 공격은 전북이 많았지만 효율적이지 못했고, 울산은 역습 기회를 잡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연결하지 못하면서 두 팀 모두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팽팽하게 전개되던 경기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은 팀은 울산이었다. 울산은 1-0으로 앞서던 후반 26분 현영민의 패스를 받은 이상호가 중앙으로 향해 올린 크로스가 정확하게 이진호게에 배달되었던 것이다. 이진호는 상대 수비수의 방해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완벽한 헤딩 슈팅을 날렸지만, 전북 권순태 골키퍼의 놀라운 슈퍼 세이브에 막히면서 추가골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전북은 후반 36분 루이스의 슈팅이 울산 수비수의 팔에 맞았지만, 독일의 귀도 빙크만 주심이 고의적인 핸드볼 파울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페널티킥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결국 경기는 1-0 울산의 승리로 끝났고, 울산은 서울로 전북은 전주로 향하게 됐다. 한편 울산은 오는 3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FC 서울을 맞이해 챔피언 결정전에 오르기 위한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른다.

▲ 베스트 플레이어-울산 현대:염기훈

단판 승부에서 골을 넣어야 하는 공격수의 임무는 막중하다. 골을 넣어야 팀이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울산의 염기훈은 가장 빛나는 선수였다. 비록 전체적인 경기 내용은 부족함이 더 많았지만, 필요한 순간에 터트린 한 방으로 팀에게 승리를 선사했기 때문이다.

▲ 워스트 플레이어-전북 현대:강민수

실수가 너무 많았다. 염기훈에게 헤딩 슈팅을 허용하며 선제골을 허용했던 장면을 제외하더라도, 강민수가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수비력과 집중력은 아쉬웠다. 특히 전반 추가시간에 박동혁과 경합 도중 내어준 페널티킥은 전북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었다.

▲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준플레이오프
울산 현대 1 - 0 전북 현대
득점-염기훈(전반 40분, 울산)

[축구공화국ㅣ울산=손병하 기자/사진=구윤경 기자] bluekorea@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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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K리그 준 플레이오프 프리뷰 - 울산 현대 호랑이 VS 전북 현대 모터스


[엑스포츠뉴스=ㅎ'디펜딩 챔피언' 포항을 승부차기 끝에 제압한 울산. 그리고 '정규리그 3위' 성남의 홈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전북. 두 '현대가 형제'가 준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특히 이번 맞대결 승자는 K-리그 3위의 자격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게 된다. 정규리그의 패자 수원과 플레이오프에 선착한 서울과 함께 아시아를 호령하러 나가게 된다. 특히 울산과 전북은 05년 K-리그와 FA컵 챔피언 자격으로 06년 나란히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다.

울산과 전북은 이 대회 4강전에서 만났는데, 울산이 먼저 전북의 홈에서 3-2 기선 제압에 성공. 결승진출에 성공하는듯싶었다. 하지만, 전북은 울산의 문수구장에서 기적의 역전승을 연출하며 결승전에 진출. 끝내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왠지 그때의 모습과 많이 오버랩되는 듯한 이번 맞대결에서 누가 승리를 거둘지 기대를 모은다.

울산은 김정남 감독의 깜짝 용병술로 웃었고, 전북은 미운 오리였던 최태욱이 백조 급 활약을 터뜨린 것으로 지난 경기를 요약할 수 있다. 양팀 모두 120분간의 혈투로 진이 빠질 때로 빠졌다. 울산은 홈에서 치러진다는 점과 전북은 성남의 홈에서 역전승의 상승세를 이점으로 피할 수 없는 단판 승부를 벌인다.

'난형난제'의 대결인 이번 대결은 오는 26일 오후 7시 30분 울산 문수구장에서 펼쳐진다.

▶ 올 시즌 4차례 맞대결

이번 '준 플레이이오프' 대결이 올 시즌 5번째 대결이다. 정규리그와 컵대회에서 각각 2차례씩 맞대결을 펼친 바 있는데 2승 1무 1패로 울산이 1전 앞서고 있다. 모두 1골 차로 승부가 엇갈렸을 만큼 전적만으로 울산의 우위를 논하기는 어렵다. 컵대회에서 3골씩 주고받으며 3-3으로 비겼던 난타전까지 더하면 더욱더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양팀의 통산 맞대결전적은 29승 12무 14패로 울산이 전북에 앞선다.

▶ '10골' 골잡이들의 대결

올 시즌 나란히 10골을 터뜨리며 두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루이지뉴와 조재진의 맞대결도 관심을 끈다. 루이지뉴는 올 시즌 4차례 맞대결에서 2차례 출장을 하며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출장시간도 많지 않고 3슈팅에 2골을 기록한 루이지뉴가 실속 면에서는 조재진을 앞선다. 조재진은 올 시즌 울산전에 3차례 출장하며 2골 2도움을 올렸다. 특이할 점은 3차례 경기에서 모두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결장한 세 번째 대결에서는 팀이 울산에 승리를 거뒀다.

루이지뉴는 포항전에서 브라질리아와 알미르와 '쌈바 커넥션'을 구축하며 전북 격파에 나설 것이다. 조재진은 루이스와 최태욱, 그리고 정경호까지 더해 지난 경기의 부진을 만회한다는 각오로 나선다.


▶ 나란히 결장한 두 선수의 복귀

6강 플레이오프에 나란히 결장한 울산의 이상호와 전북의 강민수가 돌아온다. 이상호는 경고누적으로 인해 포항전에 나서지 못했고, 강민수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참가에 따른 컨디션 문제로 성남전에 나서지 못했다. 올 시즌 18경기에 나서며 5골을 기록했던 이상호. 이상호는 특히 '준 플레이오프'에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작년 홈에서 펼쳐진 포항과의 준 플레이오프전에서 골대를 2번 맞추는 '골대 불운'에 울며 포항에 챔피언으로 가는 포석을 깔아줬다. 지난 경기에서 포항을 격파했던 울산. 복수는 성공했고 이젠 2년 연속 '준 플레이오프전'을 홈경기로 치르게 됐다.

강민수는 올 시즌 27경기에 출전하며 전북의 뒷문을 지켰다. 사우디전에서도 센터백으로 출전하며 90분간 필드를 누비며 2-0으로 승리를 거두는데 한 몫 했다. 현재 강민수는 A매치에 20회 출장하며 꾸준히 중용되고 있는데, 이는 큰 경기에 대한 자산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상호의 합류로 공격적 카드에 다변화를 줄 수 있는 울산. 강민수의 합류로 수비의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전북. 나란히 복귀할 두 선수의 상반된 능력이 이번 경기에 어떤식으로 녹아들지 기대가 된다.


[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한문식의 REAL-K. '이보다 상세할 수 없다.' K-리그 관람에 필요한 엑기스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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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가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이하 K-리그) 플레이오프전 진출 티켓과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전북 현대를 겨냥하고 나섰다.

26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지는 K-리그 준플레이오프전에서 울산과 전북이 맞붙는다. 단판 승부로 치러지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전에서 울산은 전북을 잡고 K-리그 플레이오프전 진출은 물론 세 시즌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거머쥐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북이 가파른 상승세를 긋고 있지만, 상대 전력상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이기 때문에 김정남 감독의 울산은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베스트11의 가동

김정남 감독은 올 시즌을 지도자 생활을 통틀어 가장 힘겨운 시기였다고 털어놨다. 주력 선수들이 모조리 부상으로 빠져 대체 선수들로만 시즌을 어렵게 꾸려왔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염기훈과 루이지뉴가 부상으로 이탈하더니, 시즌 중반이 되자 박병규 박동혁 이상호 양동현 등 주전 선수들의 대다수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시즌 개막 후 단 한 번도 6위권밖에 밀려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그래서 김정남 감독은 올 시즌 울산은 ‘강팀’이 아닌 ‘약팀’으로서의 궤도로 시즌을 꾸려왔다고 했다. 그리고 부상을 당한 주요 선수들이 복귀할 10월 이후가 되면 제 전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플레이오프전때 두고 보자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그러나 포항 스틸러스와이 지난 6강 플레이오프전에서는 제대로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보이지 않게 팀에 공헌해왔던 김영삼이 부상으로 제외되었고, 이상호는 시즌 최종전에서 경고누적 퇴장을 당해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60여 분을 소화하긴 했지만 염기훈은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의 여파로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김승규의 신들린 선방으로 승부차기에서 이기긴 했지만, 만약 패했더라면 가지고 있는 전력을 채 보여주지도 못한 채 시즌을 끝내야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전북전은 다르다. 거의 모든 선수들이 이번 전북전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때문에 김정남 감독은 올 시즌을 통틀어 가장 만족스러운 여건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돌아온 선수들로 인해 울산의 전력은 매우 안정되어 있다. 반면, 전북은 전술적 비중이 매우 큰 김형범의 부상으로 인해 어려움을 안고 경기에 나서야만 한다.

대체 선수들의 안정적인 활약

지난 시즌 울산의 양측면 윙백은 이종민과 현영민이었다. 정확한 킥과 공수를 오가며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오버래핑등 측면 자원으로서 제 몫을 해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이들을 볼 수가 없다. 이종민은 시즌 초반 서울로 이적해버렸고, 현영민은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제외되었다.

이종민의 빈자리를 김영삼이 그간 대체했지만 김영삼마저도 부상을 당해 어려운 가운데 오른쪽 윙백으로 박병규가 제 몫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왼쪽 역시 마찬가지다. 확고한 주전 입지를 차지하고 있던 현영민의 자리를 오장은이 적절히 대체하고 있어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올 시즌 가지고 있는 전력만으로 전력 공백을 충실히 메웠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울산 선수들의 멀티 포지션 소화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상호, 염기훈 그대들을 믿는다

올 시즌 내내 부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두 선수는 때를 맞춰 전북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르게 된다. 두 선수 모두 전북과는 남다른 인연이 있어 이번 경기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올 시즌 부상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이상호지만 전북과의 올 시즌 경기에서는 2골을 몰아치며 제 몫을 충실히 해냈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 측면 미드필더 모두 제 몫 이상으로 소화해내는 재간둥이인 이상호는 이번 경기에서도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전북의 골문을 끊임없이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또, 어느 누구보다 전북을 잘 아는 남자인 염기훈은 친정팀과의 맞대결에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뿐만 아니라 후반기 울산의 꾸준한 경기 결과를 이끌었던 브라질 출신 선수 루이지뉴와 알미르의 활약도 기대되고 있다. 지난 16라운드 전주 원정 경기에서 이들의 맹활약으로 전북을 손쉽게 꺾고 승리를 챙긴 바 있다. 이진호, 우성용등 한 방이 있는 공격수들도 대기하고 있다. 골을 터뜨릴 수 있는 공격 자원에 있어 울산은 전북의 그것보다 더욱 탄탄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축구공화국ㅣ김태석 기자] ktsek77@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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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이후 5연승으로 2007 시즌 K-리그 챔피언 등극. 가을의 전설 그리고 파리아스 매직.

이 얘기들이 귀에 맴돌고 있을 팀이 있다. 전북 현대다. 그야말로 극적으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전북 현대는 우승 후보인 성남 일화를 6강 플레이오프에서 격파하고 울산 현대와 준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게 됐다.

가파른 상승세와 선수들의 고른 활약 그리고 젊은 선수들의 무서운 투지. 이 모든 것들을 묶어 최강희 감독은 K-리그를 평정할 수 있을까? 그들의 거침없는 질주가 무서운 세 가지 이유를 짚어봤다.


가장 무서운 무기 ‘상승세’

전북은 지금 K-리그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네 팀 가운데 가장 무서운 무기를 지녔다. 바로 상승세다. 극적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일궈낸 후 바람을 타기 시작한 전북은, 성남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뒤지고 있는 경기를 2-1로 승리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상대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쉽게 뒤집히는 경기를 않는 성남이었다는 점에서, 그들의 경기력과 그 경기력을 이끌고 있는 상승세는 더 놀라웠다.

이런 그들의 상승세는 거침이 없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 이런 자신감과 상승세는 지난 2006년 기적처럼 AFC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할 당시의 전북과 많이 닮았다. 단체 스포츠인 축구에서 가장 무서운 무기인 ‘상승세’를 손에 쥔 그들의 전진이 무서운 첫 번째 이유다.

단기전 승부를 아는 ‘강희대제’

‘강희대제’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 최강희 감독이 최근 K-리그에서 그리 큰 빛을 보지 못했던 이유는,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단기전을 치를 기회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단기전에서는 다르다. 단기전의 묘미와 이기는 법을 알고 있는 최강희 감독에게 이번 6강 플레이오프 이하 가을잔치는 기다렸던 기회다. 현역 시절에도 넘치는 재치와 꾀로 상대를 압도했던 최강희 감독은, 상대의 허점과 약점을 파악해 공략하는 것만큼은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다. 그것이 한팀에게만 집중되어야 할 단기전이라면 더 그 그렇다.

울산의 김정남 감독도 그야말로 산전수전 다 겪은 명장 중 명장이지만, 단기전의 매력과 맛 그리고 멋을 아는 최강희 감독의 맞춤형 전술이 전북의 승리를 예감케 하는 두 번째 이유다.

젊음의 또 다른 이름 ‘도전’

전북이 이기는 마지막 이유는 거침없는 도전을 즐기는 젊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젊다. 그라운드에 나서는 선수들 가운데 28살인 정경호와 27살인 조재진, 최태욱이 가장 나이와 경험이 많은 선수일 정도다.

막내 이현승을 비롯해 홍진섭 신광훈 최철순 강민수 권순태 등은 정점에 올라 있는 선수들이 아닌, 앞으로 정점을 향해 꾸준히 발전해야 할 선수들이다. 그래서 아직은 부족함이 많지만 거칠 게 없는 젊음과 도전을 앞세워 상대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분위기에 따라 경기력의 기복이 있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지금은 너무 좋은 팀 분위기로 인해 선수단 전체의 사기가 최고조로 올라갔다는 점도 젊은 그들을 주목해야 할 이유다. 젊은 그들이 이번 시즌 과연 어디까지 사고를 칠지 주목된다.

[축구공화국ㅣ손병하 기자] bluekorea@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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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발목 외측 인대 '완전' 파열. 같은 부위 내측 인대 '부분' 파열.

정확한 재활 기간을 진단하기 힘들 정도의 부상이다. 일단 깁스를 하고 추이를 지켜봐야 대략적인 복귀 시점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23일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 일화와의 6강 플레이오프 경기 후반에 교체 출전했던 김형범의 지금이다.

당장 이번 주 수요일 열리는 울산 현대와의 준플레이오프 경기는 물론이고, 팀이 챔피언 결정전까지 진출한다 해도 김형범은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이번 시즌 팀이 치러야 할 경기는 아직 남아 있지만, 이번 시즌 김형범이 치를 수 있는 경기는 이제 없다.

본인만이 짐작할 수 있었을 큰 부상. 경기 후 환호하며 기뻐하던 동료 사이에서 벤치에 앉아 서럽게 눈물을 흘렸던 이유는 이렇게 큰 부상이었음을 직감해서였을까? 김형범에게 다시 고통이 찾아왔다.


'신은 이겨낼 수 있는 고통만 주신다'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이 괴롭히던 지난 7월이었다. 창원에서 만난 김형범은 부상에서 복귀해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김형범은 너무 오래 쉬었다며, 이제는 부상 없이 마음껏 뛰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왼쪽 다리에 부상을 당했어요. 당시 7월까지 부상 회복에 전념하고 있었는데, 왼쪽 다리 뒷근육이 또 파열되면서 부상이 더 길어졌어요. 더 이상 시즌을 소화할 수 없게 됐죠. 그래서 재활에만 몰두했고, 올 초 동계 훈련에서 저는 팀의 전술 훈련이나 체력 훈련에 동참하기보다는 재활에만 매달렸어요. 그렇게 근 10개월을 넘게 그냥 흘려보냈네요.”

당시 인터뷰에서 들었던 김형범의 말이다. 그가 열거한 부상만큼 정말 긴 시간이었다. 그렇게 긴 시간을 보내고 팀에 복귀하니 너무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AFC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할 당시인 2006년에 비해서는 특히 더 그랬다. 거의 모든 선수들이 바뀌었고 가장 절친했던 염기훈은 울산으로 떠나고 없었다.

부상으로 인한 긴 재활 그리고 극복해야 하는 경기와 팀에 대한 적응. 김형범의 지난여름은 그렇게 쉽지 않은 도전과 극복의 연속이었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고 했던가? 아픈 나날들을 이겨내자 밝은 봄이 찾아왔다. 이후 김형범의 맹활약에 힘입은 전북은 극적인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그토록 꿈꾸던 대표팀에도 뽑혔다. 절친한 동료인 염기훈과 함께 좌-우라인을 만들어보고 싶다던 그의 꿈이 첫 걸음을 뗀 것이다.

그러나 다시 부상이 찾아왔다. 누구도 원망할 수 없다. 성남 장학영과의 몸싸움 도중 일어난 일이지만, 근본적 원인은 깊숙이 파인 잔디 때문이었다. 전북이 6년 만에 참여한 가을 잔치, 김형범 스스로는 생애 첫 가을 잔치에서 얻은 부상이라 더 아프다. 팀이 이겼지만 함께 기뻐할 수 없었던 이유다.

긴 터널을 지나 비로소 밝게 빛나는 태양을 봤다. 그러나 그 태양의 따스함을 느끼기도 잠시, 다시 어둡고 긴 터널로 들어서여 하는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 그 어떤 말로도 김형범의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주긴 힘들다.

억울하고 원망스럽고 모든 것들에 화가 나겠지만 이겨내야 한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신은 우리가 이겨낼 수 있는 고통만 주신다고 했다. 가혹하겠지만, 김형범이 자신에게 찾아온 이 고통을 다시 한 번 이겨내고 그라운드에 우뚝 서는 모습을 보여주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축구공화국ㅣ손병하 기자] bluekorea@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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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허종호 기자] 두 현대家가 26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PO 진출과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맞붙는다. 울산 현대는 이번 시즌 전북 현대를 상대로 2승 1무 1패로 다소 우세했다. 또한, 작년 시즌에도 1승 3무로 전북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울산이 우세했다고 말할 수만은 없다.

울산은 이번 년도 리그 2경기에서 전북에 2-1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컵 대회에서는 2-1로 패하고 3-3무승부를 기록했다. 무승부였던 경기를 제외한다면, 3경기 모두 1점차 치열한 승부였다. 작년 시즌 4경기(리그+컵)에서도 울산이 2-1로 한 경기만을 승리했을 뿐 3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0-0, 1-1, 0-0) 또한 역대 전적에서 울산이 29승 12무 14패로 앞서지만, 플레이오프가 단기전 승부라는 것과 최근 전북의 상승세가 무섭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울산의 우세만을 점칠 수는 없다.

울산은 06년 10월 1일 이후, 울산에서 열린 5경기 동안(정규리그) 2승 3무를 기록하며 안방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최근 홈 3경기에서 3연승(승부차기 1승 포함)과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이상호와 루이지뉴가 올 시즌 전북을 상대로 2득점, 이진호와 현영민이 2도움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전북은 최근 4연승으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 바탕에는 최근 5경기에서 연속 경기당 1실점의 튼튼한 수비진과 최근 4경기에서 10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매서운 공격진의 조합이 가능했다. 또한, 최근 원정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원정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조커로 투입되는 다이치가 최근 2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컨디션이 좋고, 조재진이 올 시즌 울산을 상대로 2골 2도움으로 울산 킬러에 가까운 모습을 선보였다.

그러나 전북은 올 시즌 울산전에서 2골로 활약한 김형범이 부상으로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서 전력의 공백이 생겼다. 반면 울산은 부상에서 회복한 염기훈이 점점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고, 출장정지 처분에서 풀린 이상호가 복귀하면서 최상의 전력을 가지게 됐다.

전북은 2006년 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울산에 홈에서 3-2로 패하며 탈락의 위기에 처했지만, 울산 원정에서 4-1로 대승을 거두며 결승전에 진출한 적이 있다. 단기전의 명수 전북이 AFC 챔피언스리그와 마찬가지인 준 PO 토너먼트 원정에서 울산을 상대로 어떤 전술을 선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편집부] 데스킹 과정을 통과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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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전을 눈앞에 둔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이하 K-리그)를 바라보는 신의 시선은 이상하리만큼 스타에 대해서는 가혹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흔히 프로 축구 선수들은 부상은 필연적인 것이라고는 말을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부상을 당해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는 것은 분명 씁쓸함을 안겨줄 것이다. 올 시즌에는 유독 그 씁쓸한 느낌을 가슴에 품어야 했던 선수들이 많았다. 올 시즌 내내 부상으로 꿈을 접어야 했던 스타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부상 악령’ 스타 선수의 발목을 잡아채다

지난 23일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졌던 K-리그 6강 플레이오프전에서 전북 현대의 간판 스타 김형범은 후반 16분경 장학영과의 충돌로 인해 오른쪽 발목 인대가 크게 손상되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다. 부상을 당한 직후 팀의 승리를 눈물로 지켜본 김형범은 올 시즌을 사실상 접어야 하는 아쉬움을 맛봐야 했다.

김형범뿐만 아니라 올 시즌에는 여러 선수가 부상으로 인해 고통을 맛봐야만 했다. 이 날 6강 플레이오프전에 앞서 부상이라는 악마는 성남의 간판 공격수 이동국을 덮쳤다. 경기를 이틀 앞두고 근육 부상을 입어 엔트리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큰 경기에 강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동국이 빠지게 되면서 성남은 아직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 조동건을 원톱으로 내세우는 고육책을 써야 했다.

올 시즌 하반기를 통해 수원 삼성에 임대 이적 신분으로 영입된 이천수 역시 사타구니 부상으로 인해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페예노르트에서 또 다시 적응에 실패해 갈 곳을 잃어버린 이천수는 어렵사리 K-리그 최강 수원에 새둥지를 차렸지만, 지난 9월 13일에 벌어진 K-리그 18라운드가 끝난 후 사타구니 부상을 입고 전력에서 제외되었다. 한 때 선두 경쟁에서 고비를 맞이했던 수원으로서는 검증된 기량을 가진 이천수의 배제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 K-리그 정상을 차지했던 포항 스틸러스는 ‘마빡이’ 데닐손의 시즌 아웃으로 인해 공격력 약화를 맛봐야만 했다. 포항은 올 시즌 K-리그 재정복을 위해 데닐손을 비롯해 스테보, 남궁도등 실력파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하지만, 데닐손은 지난 9월 27일 성남과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쓰러졌고 결국 시즌 아웃을 맛봐야만 했다.

우승권에 근접한 팀뿐만 아니라 중하위권팀 역시 스타 선수의 부상으로 인해 아쉬움을 맛봐야만 했다. 대전 시티즌의 주장으로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쳐줄 것으로 기대했던 고종수는 왼무릎 연골 부상으로 인해 고생하다 시즌 중반부터는 아예 대전의 팀 전력에서 배제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수술차 일본 출국을 하려다 소속팀과의 마찰을 일으켜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부산 아이파크의 프랜차이즈 스타 안정환 역시 시즌내내 부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컨디션을 발휘할 수 없었다. 올 시즌 친정팀으로의 복귀로 팬들의 시선을 한 데 모았던 안정환은 공공격포인트를 떠나 헌신적인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안정환의 활약은 쭉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안정환은 후반기를 앞두고 컨디션 난조를 보이더니 후반기 시작과 함께 발목 부상을 당해 어려움을 겪었다.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25라운드 경기에서 2골을 몰아치며 부활 찬가를 불렀지만, 울산 현대와의 시즌 최종전에서는 또 다시 발목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을 맛봐야 했다. 당시 부산의 한 관계자는 “제주전 당시에는 안정환 본인도 부상 여부를 잘 몰랐는데, 경기 후 라커룸에서 축구화를 벗으니 흰색 양말에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라고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오랫동안 부상으로 고생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팀에 돌아온 선수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김정남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는 오랫동안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제외되었던 선수들이 대거 복귀해 눈길을 끈다. 일찌감치 시즌 초 수원과의 경기에서 염기훈이 발가락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제외된 바 있다. 이상호는 지난 6월 25일 광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오랫동안 재활훈련에 매진해야 했다. 양동현 역시 7월 과테말라와의 올림픽 대표팀 친선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쓰러졌다.

하지만, 이 세 선수 모두 함께 팀 전력에 복귀했다. 염기훈과 양동현은 지난 22일 벌어졌던 포항과의 6강 플레이오프전에 출전했으며, 경고누적으로 인해 발이 묶였던 이상호 역시 26일 예정된 전북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또, 인천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안재준의 팔꿈치에 가격당해 안면 함몰이라는 중상을 입었던 정조국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K-리그 플레이오프전 출전이 점쳐지고 있다.

[축구공화국ㅣ김태석 기자] ktsek77@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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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상하고 속도 상한다. 벌써 7년째다. 2002년부터 열린 K-리그의 막바지 주요 경기 주심자리에는 항상 독일심판이 있었다. 단일리그제로 치러졌던 2003에도 시즌 중반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 심판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갔다. 그것 참 기분 상하는 일이다.

국내 심판들은 물론 축구인들 사이에서는 말이 많았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말이다. 국내 심판도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고, 국제 대회에서 활약하는 심판도 많은데 왜 우리나라 축구의 잔치를 파란 눈의 외국인에게 맡겨야 했느냐는 것이다.

◇ 올해도 ‘주요 경기’는 독일 주심이

하지만, 프로축구연맹은 아랑곳하지 않고 올해 가을잔치에도 독일 심판을 불렀다. 22일 열린 6강 플레이오프 울산-포항전 주심은 마르쿠스 빙엔바흐(30)가 맡았고, 23일 열린 성남-전북전 주심 역시 독일인 토스텐 쉬리퍼(30)가 맡았다.

하얀 피부에 갈색 머리를 지닌 서른 살 동갑내기 심판들이 경기장에 뜨자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 그간 심판의 휘슬만 울리면 반사적으로 손사래 치며 소리를 지르던 선수들이 조용해졌다. 대부분 현역 선수들보다 ‘어른인’ K-리그 전임 심판이 나섰을 때 터져 나온 항의들이 또래의 외국 심판들 앞에서는 쏙 들어갔다.

항의가 적어지니 자연스레 경기도 매끄럽게 느껴졌다. 두 경기 모두 근래 K-리그에서 보기 드물었던 빠르고, 치열했던 경기였다. 승부차기 이전의 결과만 놓고 보면 울산-포항전은 0-0, 성남-전북전은 1-1로 끝나 표면적으로 지루한 경기가 됐을 법했지만 지켜본 이들이라면 축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던 다이내믹한 경기들이었다.

과거를 돌이켜보자. 모두 같은 현상이었다. 독일 심판이 경기장에 나타났을 때의 논란은 그들이 임무를 완수하고 독일로 떠날 때쯤 되면 칭찬으로 바뀐다. 물론 독일 심판이 두 경기를 치른 현재까지도 그렇다. 독일 심판이 경기를 치르자 판정에 대한 불만은 쏙 들어갔다. 분명 뭔가 달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국 심판의 수준이 크게 떨어진다는 얘기가 아니다. 분명 한국 심판은 아시아 최고 수준의 심판이며, 이웃 나라 일본의 J-리그 심판들과 비교해도 앞서면 앞섰지 그 능력이 뒤처지지 않는다. 여기에 국내 프로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심판 수준이 높아졌다는 평가는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 한국 심판과 독일 심판 무엇이 다른가

K-리그에서 뛴 한국 심판과 독일 심판의 가장 큰 두 가지 차이점을 짚어보자. ▶우선 언어가 다르고 ▶판정이 과감하고 단호하다. 쉽게 말해 ‘아닌 건 아니다’라는 원칙에 입각한 판정을 내린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봐 온 경기와 6강 플레이오프 두 경기 판정의 차이점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선수들의 버릇은 휘슬을 불면 부정부터 하고 심판 면전에 화를 내는 것이다. 패하면 심판 탓부터 하는 지도자들과 학부모의 불신 속에서 배워온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심판의 좋지 않은 버릇도 합해져 경기의 맥이 끊긴다. 바로 반사적으로 항의부터 하는 선수들과 대화를 한다는 점이다. 선수고 심판이고 언어가 통하니 그런 것이다.

22일 울산-포항전에서는 한 장의 경고도 나오지 않았다. 선수와 지도자 모두 항의도, 삿대질도, 경기 지연 행위도 없었다. 언어가 안 통하니 항의는 일찌감치 포기한 느낌이다. 0-0에 승부차기까지 갔지만 경기 자체의 박진감은 최고였다.

반면 23일 성남-전북전에서는 양 팀 통틀어 7장의 경고가 나왔다. 여느 때 같았으면 난장판이 됐을법한 경고 수치지만 큰 충돌 없는 흥미진진한 경기가 됐다. 심판의 단호한 판정 때문이다. 성남의 첫 골 상황에서 전북 선수들이 항의하자 가장 먼저 부심에게 달려가 항의한 전북 정경호에게 경고를 줬고, 후반 30분 전북의 동점골 상황에서도 거칠게 항의한 성남 박진섭에게 경고를 빼 들었다. 이날 나온 대부분의 경고가 항의 탓이다.

◇ 배워서 남주자

기분 나빠도 배울 건 배워야 한다. 앞서 짚은 두 가지 차이점은 분명 한국 심판들이 보완할 필요가 있다. 경기장에서 선수와 심판의 대화는 없어야 한다. 습관적인 선수들의 항의를 구태여 심판이 받아칠 필요가 없다. 두 번째로, 원칙이 가장 편한 방법이다. 너무 융통성을 생각하다 보면 판정의 중심이 흔들린다.

하지만, 아주 작은 차이다. 외국인 심판 첫 도입 시점보다 판정 수준의 격차는 이처럼 백지장 한 장 차이로 줄어들었다. 때문에 프로축구연맹 측도 조심스레 국내 주심의 주요 경기 배정을 생각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목표는 최대한 빠른 시점에 한국 심판과 독일 심판과 격차를 없애 주요 경기에서도 한국 주심을 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내년 혹은 내후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장기 심판 발전 프로젝트의 두 번째 종착점은 한국 심판의 해외 진출”이라고 밝혔다. 쉽게 말해 독일 심판이 한국에 오듯 한국 심판도 다른 나라 리그에 초청이 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 이 관계자는 “2012년까지 우리 심판을 AFC 소속 국가에서 초청할 정도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현실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까지 배워만 온 한국 심판들도 이제 배운 것을 베풀 때가 오고 있다. 한국 심판들이여, 남은 4경기에서도 배울 건 배우자. 배워서 우리도 당당하게 남 주자.

[축구공화국ㅣ김형준 기자] mediaboy@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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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포항 스틸러스 소속이었던 최태욱은 소속팀의 가을 반란에서 철저히 들러리 역할에 불과했다. 종종 교체 선수로 출전했을 뿐, 그의 포지션은 측면 공격수가 아닌 벤치 선수에 불과했다. 어쩌면 포항의 우승은 최태욱과는 별개의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다르다. 한 때 최하위로 바닥을 쳤던 전북의 대반란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오후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이하 K-리그) 6강 플레이오프전에서도 최태욱은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미운 오리 새끼’에 불과했던 최태욱은 뒤늦게나마 자신의 가치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들러리, 미운 오리 새끼…이제는 옛 이야기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포항 소속으로 경기에 임했던 최태욱은 파리아스 감독으로부터 철저히 배제되었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탁월한 득점력을 감안한다면 선발은 아니더라도 슈퍼 서브로 활용해볼만 한데도, 파리아스 감독의 선택은 그 슈퍼 서브의 역할마저도 최태욱이 아닌 이광재에게 줬다. 들러리 역할에 불과했다. 최태욱 개인에게 있어 포항의 우승은 별 의미가 없었고, 이는 포항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최태욱은 시즌 종료와 함께 전북으로 둥지를 옮겨야만 했다.

새로운 전북에서도 시련은 마찬가지였다. 국가대표급 선수 최태욱에게 최강희 감독은 눈길한번 주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은 기자들과의 만난 자리에서 매번 최태욱의 정신력을 꼬집었다. 보통 자기 선수를 품에 안는 모습을 보이는 다른 감독과는 달리 최강희 감독은 대놓고 최태욱을 질타했다. 최태욱은 점점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하는 듯했다.

하지만, 최태욱은 점차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후반기부터 정경호와 함께 전북의 측면을 담당하며 선발로 꾸준히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활용한 최태욱의 질주는 국가대표 김형범을 벤치로 밀어냈다. 전반기에 바닥을 치던 전북의 성적도 최태욱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의 분전으로 인해 점차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 여세는 6강 플레이오프까지 닿을 수 있었다. 무기력한 최태욱의 모습에서 점차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최태욱은 23일 벌어졌던 성남 일화와의 경기에서 제대로 사고를 치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다시 한 번 알렸다.

패색이 짙어져 가던 후반 30분, 골문 앞 혼전상황에서 침착하게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간 것이다. 단순히 동점골을 기록했다는 것만으로는 최태욱을 평가하기 힘들다. 측면 공격수로서, 섀도우 스트라이커로서 활약하고 미드필드 깊숙한 곳까지 내려와 수비수들과 함께 압박을 펼치는 등 전방위적인 활약을 펼쳤다.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헌신적으로 경기에 임한 끝에 그의 소속팀 전북은 예상을 깨고 성남을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봤던 최강희 감독도 경기 후 다음 시즌에는 더욱 발전할 것이라며 최태욱을 극찬했다. 최태욱 역시 자신의 것을 버리고 최강희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답했다. 여러 팀을 전전하며 쓸쓸한 저니맨 생활을 해야 했던 최태욱이 뒤늦게나마 다시 재평가를 받은 것이다.

오는 26일 울산과의 경기를 앞두고 최태욱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형범이 부상으로 빠져 그는 이번 경기보다 더욱더 많은 짐을 짊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쳐 흐른다. 그리고 이 상승세를 놓지 않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지난 시즌의 들러리 역할도, 올 시즌 초반의 미운 오리 새끼 같은 팀 내 입지도 이제는 옛 이야기다. 시간의 터울을 돌고 돌아 다시 한 번 스타로서의 가치를 마음껏 발산하는 최태욱의 재도전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된다.

[축구공화국ㅣ김태석 기자] ktsek77@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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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이 성남 일화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것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울산 현대와의 6강 플레이오프전에서도 자신있다는 뜻을 남겼다.

23일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이하 K-리그) 6강 플레이오프전에서 전북이 연장혈투 끝에 성남을 2-1로 물리쳤다. 전북은 전반 29분 두두의 페널티킥에 의해 먼저 선제 실점을 허용했지만, 후반 30분 최태욱의 동점골, 연장전반 9분에 터진 루이스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적지에서 소중한 승리를 거뒀다. 이 날 승리로 전북은 오는 26일 예정된 울산 현대와의 준플레이오프전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경기후 인터뷰에 응한 최강희 감독은 “성남이 어려운 상대이긴 하지만, 후반기에 상승세를 타면서 자신감이 있었다.”라며 “초반에 페널티킥을 실점했지만, 그간 역전승을 많이 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임했던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라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와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최강희 감독은 “분위기는 그 때 당시 못지 않게 좋다.”라며 “선수 구성면에서는 그 때보다는 지금이 더 안정적이다. 울산 원정경기가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의 경험이 준비를 잘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어려웠던 시기를 딛고 준 플레이오프전까지 진출했다고 하자 최강희 감독은 “전반기에 연패를 당했지만 당시 경기를 보면 팀 밸런스가 안 깨지고 경기 내용이 좋으면서 패했기 때문에 희망이 있었다.”라며 “적절한 외국인 선수와 신광훈의 영입으로 안정되면서 상승세를 탔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날 경기에서 종횡무진 활약한 최태욱에 대해 최강희 감독은 많이 발전했고 더욱 많은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답했다.

시즌 초 최태욱의 기량과 정신자세를 문제삼았던 최강희 감독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팀에 합류한 후 많은 노력을 했다.”라며 “최태욱과 대화를 하면서 부활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 지금은 생각 자체도 많이 바뀌었고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 지금도 잘해주고 있지만 내년에는 더 잘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축구공화국ㅣ성남=김태석 기자] ktsek77@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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