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FC에서 K-리그 500경기 출장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철인’ 김병지가 최고의 골키퍼 자리를 노리는 후배 골키퍼들에게 애정어린 충고를 남겼다.
한 박자 빠른 순발력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냉철한 판단력을 앞세워 이운재와 함께 K-리그 최고의 골키퍼 양대산맥으로 오랫동안 군림해온 김병지는 지난 2008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2009시즌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어느덧 K-리그 17년차에 접어든 김병지는 후배 선수들이 보여주고 있는 약간 모자란 부분을 깨우치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노력과 함께 선수가 깨우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 골키퍼 코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6일 경남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병지는 최근 급성장한 후배 골키퍼들의 기량에 대해 “많이 향상되었다.”라고 칭찬하면서도 “환경적으로 좋아지다 보니 체격적인 요건은 좋아졌을지 몰라도 멘탈적인 부분에서 약간씩 모자란 부분이 있는 듯하다. 그런 부분을 선배 골키퍼들이 잘 짚어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영광을 제외하고 김용대, 염동균, 정성룡 모두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그들을 살펴보니 순발력, 민첩성등 위기관리능력은 갖췄다는 느낌이 들었다.”라면서도 “단순히 훈련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닌 경험을 통해 느끼고 깨우치는 부분이 골키퍼에게는 존재한다.”라고 지적했다.
김병지는 공격수의 슈팅에 따라 골키퍼가 재빨리 상황을 판단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예컨대 크로스, 땅볼 슈팅은 물론 인사이드킥, 인스텝킥등 공격수의 슈팅 자세를 보고도 이에 대한 재빠른 대처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런 부분들은 선수 본인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공의 궤적을 따라 움직여야만 하기 때문에 골키퍼로서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은 아무것도 없다. 반면 공격수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선택할 수 있다.”라고 멘탈적인 면에서 골키퍼가 겪는 어려움을 고충을 설명한 뒤 “하지만, 골키퍼는 팀의 마지막 보루다. 내가 무너지면 팀이 무너진다고 봐야 한다.”라며 좀 더 강한 정신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병지는 후배 골키퍼들이 그런 부분들을 깨우칠 수 있도록 주위에서 좀 더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지는 "K-리그 팀마다 브라질 출신 GK 코치가 선수를 가르치고는 있지만, 언어소통의 문제로 인해 기대만큼 많은 것을 배우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토했다. 때문에 전문적인 교육 과정을 밟은 선배 골키퍼들이 하루 빨리 지도자로서 나서 후배들을 가르쳤으면 한다는 뜻을 덧붙였다.
한편, 왠지 특출난 후배 골키퍼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김병지는 기량적으로 떨어져서 그런 것이 아니라 기량차이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느껴지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축구공화국ㅣ김태석 기자] ktsek77@footballrepubl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