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영상 모음 :: '악명'높은 리웨이펑, 그의 흥미로운 한국 도전

경제 한파에도 불구하고 K-리그 이적 시장의 최대 화두를 꼽으라면 역시 아시아 쿼터제라고 볼 수 있다.

그저 우리 선수들의 일본 진출의 구실로만 보였던 아시아 쿼터제가 다른 아시아 국가 출신 선수들의 K-리그 진출 교두보로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제이드 노스를 시작으로 성남 일화와 접촉중인 샤샤 오그네브스키, 전남 드래곤즈를 비롯한 몇몇 K-리그 클럽들과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진 펑샤오팅과 강원 FC에 입단한 오하시 마사히로등 일본, 중국, 호주 선수들이 대거 K-리그 문을 두들기도 있다.

그 중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던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수원 삼성에 사실상 이적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리웨이펑이다. 그간 한중전을 통해 잘 알려져 있는 이 선수가 K-리그 챔피언 수원의 일원으로서 가치를 보일 수 있을까? 확실한 점은 리웨이펑은 이번 아시아쿼터제를 통한 선수 영입중 가장 눈에 들어오는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다.



상당히 흥미로운 중국 선수, 리웨이펑

리웨이펑, 실력 여부를 떠나 지나치게 거친 수비로 비난의 도마에 올랐던 선수로 국내 축구팬들에게 각인된 선수다. 또, 최근 국제대회 성적이 매우 좋지 못한 중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평가 절하를 받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시아 쿼터제로 인한 선수 영입중 리웨이펑만큼 주목을 받은 선수는 그다지 견주기 힘들 것 같다. 어찌되었든 리웨이펑은 이번에 한국 땅을 밟을 선수 중 가장 한국 축구팬들에게 낯익은 선수이며, 중국 대표팀에서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풍부한 국제 경험 역시 돋보인다.

지난해 2월 중국 충칭에서 벌어진 동아시아 대회에서 리웨이펑의 경기를 두 차례 직접 지켜볼 수 있었다. 이 대회 일본전에서 리 웨이펑은 코마노 유이치와의 충돌로 인해 퇴장을 당한 덕에 거칠고 비매너적인 선수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꽤 수비수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었다는 느낌도 줬다.

전체적인 팀의 수준 차이에서 승패가 갈렸지만, 중국 축구 대표팀에서의 리웨이펑은 체격적으로나 기량적으로 꽤 탄탄한 수비수였고 노련한 면모를 보여줬던 선수였다. 또, 브라질 유학파 출신이라서인지 볼을 다루는 능력과 수비라인을 지휘하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우리 대표팀의 중앙 수비수 그리고 나카자와 유지와 같은 일본의 중앙 수비수와 같은 침착함은 찾아볼 수 없지만, 나름의 해법으로 수비를 이끄는 리웨이펑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꽤 흥미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시아 쿼터제를 전혀 활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수원의 차범근 감독이 머뭇거리지 않고 ‘애제자’ 리웨이펑을 뽑아든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수비라인의 전력 누수가 심하지만, 수원은 풍부한 국제경험과 수비수로서의 조건을 두루 보유한 리웨이펑의 가세로 한숨을 내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높은 몸값에 국내 수비수 자원이 그다지 두텁지 못하다는 현실적인 면을 감안하더라도 리웨이펑은 차범근 감독이 가장 믿을만한 수비수임에는 틀림이 없다.

물론 리웨이펑이 K-리그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제칼로를 밟고 코마노 유이치의 목을 잡았던 비신사적인 행동을 K-리그에서도 보여줬다간, 중국에서 그랬듯 밥먹듯이 레드카드를 받을 것이다. 거친 플레이로 인한 중국내에서의 구설수가 싫어 한국에 진출한다고 하지만, 한국 축구팬들 역시 상식 이하의 거친 플레이를 싫어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는 차범근 감독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수원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를 잡으며 그간 대표팀간 경기에서 쌓아 왔던 드높은 ‘악명’을 떨쳐낼 가능성도 있다.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그간 중국 출신 선수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했던 K-리그에서 가능성을 새롭게 제시할 수 있을지 그 행보가 기대가 간다.

[축구공화국ㅣ김태석 기자] ktsek77@footballrepublic.co.kr

Posted by 인유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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