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갈락티코’ 레알 마드리드가 코파델레이 대회에서 3부리그 소속 알코르콘에게 충격적인 참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레알 마드리드는 현지 시간으로 27일 밤 에스타디고 무니시팔 데 산토 도밍고에서 열린‘2009/2010 스페인 코파 델 레이’ 32강 1차전에서 세군다B(3부리그) 소속의 알코르콘에게 0-4로 패했다.
알코르콘은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팀인 카스티야와 같은 리그에 속한 팀이다. 이는 마드리드 클럽 역사상 최악으로 기록될만한 패배였다.
지난 21일 AC 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C조 3차전 경기에서 2-3으로 패한 마드리드는 주말에 열린 스포르팅 히혼과의 리그 8라운드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것에 이어 코파델레이 알코르콘전 패배로 최근 3경기 연속 무승(1무 2패)의 부진에서 빠졌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폭발적인 득점 행진 속에 7연승을 달리던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의 부상 이탈 이후 최근 5경기에서 1승 1무 3패를 기록하며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당초 손쉬운 승리를 점쳤던 레알 마드리드는 카카와 사비 알론소, 라스 디아라, 이케르 카시야스 등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 하지만 3부 리그 팀을 상대하는 마드리드의 선발 라인업은 충분히 강력했다.
예르지 두덱 골키퍼가 오랜 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것을 비롯해 알바로 아르벨로아가 부상에서 돌아왔고, 라울 알비올, 크리스토프 메첼더, 마르셀루, 로이스톤 드렌테 등이 나섰고, 중원에도 구티, 마하마두 디아라, 가고, 라파엘 판 데르 파르트, 에스테반 그라네로가 출전했다.
공격진에도 카림 벤제마와 주장 라울 곤살레스가 뛰었고, 후반전에는 뤼트 판 니스텔로이가 부상 복귀전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카카가 빠진 마드리드 공격은 갈피를 잡지 못했고, 호날두가 없는 마드리드는 여전히 골을 넣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알코르콘은 홈 경기장 정원이 3000명이 지나지 않을 정도로 작은 팀이다. 경기가 있기 전 홈 팬들 조차 마드리드 선수들의 플레이를 눈 앞에서 보는 것을 더 기대했을 정도다. 매표소에는 “호날두, 카카 안나옵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경기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말로 이어졌다.
경기 시작부터 파상공세를 펼친 알코르콘은 16분에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출신인 보르하 페레스가 벼락 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하며 마드리드를 당황시켰다. 이어서 22분에는 보르하의 예리한 크로스를 막아서려던 아르벨로아가 자책골까지 기록했다. 사기가 오른 알코르콘은 40분에 에르네스토가 세번째 골까지 터뜨렸다.
알코르콘은 전반전에만 3-0으로 앞서갔고, 마드리드는 벌써 추격의 의지를 잃은 듯 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52분에 보르하가 혼전 속에 한 골을 더 보탠 이후 마드리드는 주저 앉았다. 마드리드의 공격 시도는 전혀 유기적이지 못했고, 알코르콘의 압박에 쉽게 차단했다.
알코르콘은 단순히 수비 위주의 역습 작전을 편 것이 아니라 중원에서부터 볼을 확보하며 정상적인 경기를 운영했다. 결국 경기는 알코르콘의 4-0 완승으로 끝났고, 종료 휘슬이 울리자 마을 주민인 3천 여명의 관중이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들어와 축제를 벌였다.
지난 시즌에 ‘숙적’ FC 바르셀로나가 이룬 트레블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던 마드리드는 코파 델레이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마드리드는 오는 11월 11일에 안방으로 알코르콘을 불러들여 2차전 경기를 치르며, 이 경기에서 네 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16강 진출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