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영상 모음 :: 인천, 2군 리그 제패의 원동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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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4 오전 2:28:00 박희수
올 시즌 초에 가진 인터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봉길 코치는 ‘승운(勝運)’이 좋은 지도자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김봉길 코치에게 “올 시즌에도 과연 우승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1,2군 겸임코치를 해서 올해는 바쁠 것 같다.”면서 “바쁘지만 최선을 다해서, 인천을 단기간에 정상에 올려놓고 싶다.”라고 대답을 했다.

그리고 지난 23일 ‘2군 리그 결승 2차전’ 인천 유나이티드는 포항 스틸러스를 맞이해 보로코의 동점골과 강수일의 역전골로 3-2로 승리를 거두면서, 1차전 1-0에 승리에 이어 2차전 승리로 ‘2군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 날 김봉길 코치는 2군을 맡은 지 8개월 만에 ‘2군 리그’에서 인천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이번 2군 리그 우승은 많은 제약 속에서 이루었기에 그에게 어떤 우승보다 값진 우승이었다.


선수 구성에 대한 어려움

김봉길 코치는 올 시즌 2군 리그를 경험하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시즌 초반을 뽑았다. 팀을 맡은 지 별로 되지 않아 선수파악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다 선수구성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1군은 자기가 쓰고 싶은 선수들을 데리고 최적의 전력으로 나설 수 있지만, 2군은 주전선수들과 경기에 뛴 선수들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로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특히 컵 대회가 있는 시즌 초반에는 가장 어려움에 극에 달한다.

엷은 선수층을 가진 인천은 그들에게 경험을 쌓아주는 동시에 주전들의 체력안배이라는 목적 아래에 2군에 있는 선수들을 1군에 올린다. 이렇게 끌어올린 후 가장 크게 생긴 문제는 얇은 선수층을 가진 중앙 수비진은 자연스럽게 비게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미드필더와 공격수들 중에서 내릴 수밖에 없게 되고, 자연스럽게 밸런스가 깨질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초반 2연패를 당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조직력과 압박수비

그렇다면, 이렇게 선수 구성의 어려움이 있었는데도 김봉길 코치는 어떻게 인천을 우승시킨 것일까? 그 해답은 “인천은 ‘조직력’을 승부하는 팀이라.”라는 설명에 있다.

특별한 기량을 가진 선수가 없고, 다른 팀보다 선수들이 개인기량이 떨어지는 팀은 조직력으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김봉길 코치는 조직력 강화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지만, 에워싸는 ‘압박수비’를 선수들의 몸에 익히게 했다. 실점을 줄이는 동시에 1대1에 약한 인천의 수비수들에게 부담을 덜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두 개를 집중적으로 조련한 인천은 타 팀에게 끈끈한 팀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며, 까다로운 팀으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또한, 인천이 우승을 하는데 결정적인 원동력이 되었다.

세심한 동기부여로 맺어진 믿음

이번 결승 1,2차전에 김봉길 코치는 벤치에 앉지 못했다. 4강인 경남 전에서 퇴장을 당했기 때문이다. 퇴장으로 인해, 그는 벤치를 앉지 못했고, 지도자가 벤치에 앉지 못할 상황에서 벤치의 안정감과 심리적인 면에서 포항의 우세가 점쳐졌다. 하지만 ‘지도자와 선수들의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그의 믿음처럼 선수들과 그의 사이에는 믿음이 있었다.

그가 벤치에 없었지만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결승 2차전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흘리는 승부 속에서도 인천이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선수들과 지도자 사이에서의 믿음은 어떻게 생겨난 걸까? 그건 김봉길 코치의 세심한 동기부여에 있었다.

김봉길 코치는 2군에 있는 선수들에게 매번 “ 2군에서 고생하지만 희망을 가지고 이 어려운 시기를 넘기면, 너희에게도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라고 하면서, 매번 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다. 또한, 1군에서 2군으로 추락한 선수들에게는 “언젠가 다시는 올라갈 계기가 생기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자.”라는 식으로 그들에게 좌절을 이겨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였다. 그렇게 동기부여는 선수들에게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게 한 원동력이었다.

선수를 향한 믿음과 동기부여, 그리고 팀의 현재를 정확히 진단하고 조련한 김봉길 코치의 지도력. 이런 부분들이 인천이 2군 리그에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축구공화국ㅣ박희수 명예기자]

Posted by 인유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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