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쁘게 달려왔던 2008년 K-리그가 끝났다. 25돌을 맞아 치러진 올 K-리그에서는 대전 시티즌의 김호 감독이 개인 통산 200승을 돌파했고, K-리그 출범 후 1만 호 골이 터지는 등 많은 기록으로 풍성했다. 그 가운데 지난 9일 열렸던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는 수원 삼성을 우승으로 이끈 차범근 감독을 비롯해,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 11명이 2008년 K-리그의 가장 빛난 별로 선정됐다.
이에 <축구공화국>에서는 2008년을 환하게 비춰준 그 12명의 이번 시즌을 정리하고 다음 시즌을 전망하는 ‘2008 K-리그, 가장 빛난 열두 별’을 <연말/특집 시리즈 1탄>으로 준비했다./편집자 주
◆축구공화국 <연말/특집 시리즈> 제1탄
▲2008 K-리그, 가장 빛난 열두 별-3편:최효진(25, 포항 스틸러스)
성실한 재간둥이 그 이상의 이미지는 없었던 최효진
인천 유나이티드 시절만 해도 그저 재간 있고 성실한 선수에 불과했다.
이 뜻은 그다지 특출나 보이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2005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데뷔해 두 시즌 간 뛰면서 김치우(서울)와 함께 인천의 양 측면을 책임지는 젊은 선수였던 최효진이 팬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무려 세 시즌이 지나서였다.
인천 시절 장외룡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으며 프로 데뷔 후 두 시즌간 70경기를 소화했을 때만 해도 최효진을 주목하는 팬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포항으로 이적했던 2007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마찬가지였다. 최효진은 당시 포항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확고한 입지를 다졌던 오범석의 백업에 불과했다. 두 시즌반동 안 최효진은 꾸준하게 K-리그에 모습을 드러낸 선수였지만, 팬들의 뇌리에 이름 석 자를 강렬히 새길 정도의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범석이 일본 J 리그 요코하마 FC로 임대이적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최효진은 파리아스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포항의 붙박이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기용되며 자신의 가치를 알리기 시작했다.
2007시즌 포항이 K-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은 그의 인생에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박원재와 함께 포항 우승의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팬들의 시선을 이끄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당초 ‘오범석의 대안’으로만 비쳤던 자신의 이미지도 완전히 바꿨다. 지금 포항의 오른쪽 측면을 거론함에 있어 팬들은 더 이상 오범석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이제는 최효진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데뷔 4년차, 끝없는 기다림이 안겨준 달콤한 선물
데뷔 4년차가 되어서야 프로 선수로서 각광받은 셈이다. 2008시즌 초반 파리아스 감독으로부터 “개인적으로 K-리그에서 활약중인 측면 미드필더로는 박원재와 최효진이 제일 뛰어난 선수“라는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앞서 언급했듯 더 이상 포항은 오범석을 떠올리지 않는다. 낮은 무게 중심과 잔발을 활용한 폭발적인 스피드로 오른쪽 측면을 헤집는 최효진의 플레이스타일은 오범석이 보여주던 그것에 못지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기에서 꾸준하고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최효진에게는 의미가 매우 컸던 2008시즌이었다.
2007시즌 K-리그 우승이후 포항의 주력 선수들은 대부분 허정무 감독 체제로 출범한 대표팀에 이름을 오르내렸다. 조성환, 황지수, 황재원 그리고 최효진의 단짝 박원재도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최효진은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다른 동료 선수들처럼 허정무 감독의 직접적인 부름을 받지 못했다.
서운할 법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것이 최효진에게 오히려 이득이 되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동아시아대회를 다녀온 뒤 줄줄이 대표팀에서 낙마한 다른 동료 선수들이 그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갈팡질팡할 때 최효진은 2007시즌의 활약에 못지않은 꾸준한 플레이로 포항의 측면을 사수했다. K-리그 우승을 통해 좀 더 노련한 모습을 갖췄음은 물론이다.
뒤늦게나마 대표팀의 기회가 주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인천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할 때만 하더라도 생각하지도 못했던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드디어 받았다. 그리고 지난 6월 15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로서 데뷔전을 치렀다.
대표팀에서 복귀한 후, 최효진은 더욱더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올 시즌 포항을 대표하는 간판스타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올 시즌 K-리그에서 26경기에 출장해 2골, 3도움을 기록한 최효진은 기다림을 통해 끝내 달콤한 선물을 가슴에 품을 수 있었다. 그 달콤한 선물은 바로 송종국(수원)을 밀어내고 차지한 K-리그 베스트 일레븐이다.
2009시즌, ‘팔방미인’으로의 변신을 성공할까?
올 시즌 최효진은 색다른 경험도 해야만 했다. 포항의 세르지우 파리아스 감독은 부상으로 인한 공격진의 전력 누수로 인해 실험적인 전술 운영을 시도했는데 그 중심에 최효진이 있었다. 바로 최전방 공격수로서의 포지션 변화다.
최효진은 낮은 무게중심과 잔발을 활용한 폭발적인 스피드와 돌파가 트레이드마크다. 파리아스 감독의 지적처럼 K-리그에서 최효진만큼 저돌적인 돌파를 선보이는 측면 자원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라니 무언가 어색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올 시즌 최효진은 분명히 최전방 공격수로서 경기에 임했다. 정규시즌 최종전 서울과의 홈 경기에서도 최효진은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다 본업인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사실 최효진은 아주대학교 시절 최전방 공격수를 서본 경험이 있는 선수다. 공격진의 부진에 고심을 하고 있던 파리아스 감독으로서는 ‘공격수 출신’ 최효진의 저돌적인 돌파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것이다.
아쉽게도 공격 포인트는 없다. 어찌 보면 ‘실패’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최효진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팀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파리아스 감독의 의중을 살펴보면 그만큼 최효진의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 아닐까? 아마도 2009시즌 포항에서는 ‘팔방미인’ 최효진의 진가를 더욱더 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축구공화국ㅣ김태석 기자] ktsek77@footballrepublic.co.kr
이에 <축구공화국>에서는 2008년을 환하게 비춰준 그 12명의 이번 시즌을 정리하고 다음 시즌을 전망하는 ‘2008 K-리그, 가장 빛난 열두 별’을 <연말/특집 시리즈 1탄>으로 준비했다./편집자 주
◆축구공화국 <연말/특집 시리즈> 제1탄
▲2008 K-리그, 가장 빛난 열두 별-3편:최효진(25, 포항 스틸러스)
성실한 재간둥이 그 이상의 이미지는 없었던 최효진
인천 유나이티드 시절만 해도 그저 재간 있고 성실한 선수에 불과했다.
이 뜻은 그다지 특출나 보이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2005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데뷔해 두 시즌 간 뛰면서 김치우(서울)와 함께 인천의 양 측면을 책임지는 젊은 선수였던 최효진이 팬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무려 세 시즌이 지나서였다.
인천 시절 장외룡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으며 프로 데뷔 후 두 시즌간 70경기를 소화했을 때만 해도 최효진을 주목하는 팬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포항으로 이적했던 2007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마찬가지였다. 최효진은 당시 포항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확고한 입지를 다졌던 오범석의 백업에 불과했다. 두 시즌반동 안 최효진은 꾸준하게 K-리그에 모습을 드러낸 선수였지만, 팬들의 뇌리에 이름 석 자를 강렬히 새길 정도의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범석이 일본 J 리그 요코하마 FC로 임대이적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최효진은 파리아스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포항의 붙박이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기용되며 자신의 가치를 알리기 시작했다.
2007시즌 포항이 K-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은 그의 인생에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박원재와 함께 포항 우승의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팬들의 시선을 이끄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당초 ‘오범석의 대안’으로만 비쳤던 자신의 이미지도 완전히 바꿨다. 지금 포항의 오른쪽 측면을 거론함에 있어 팬들은 더 이상 오범석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이제는 최효진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데뷔 4년차, 끝없는 기다림이 안겨준 달콤한 선물
데뷔 4년차가 되어서야 프로 선수로서 각광받은 셈이다. 2008시즌 초반 파리아스 감독으로부터 “개인적으로 K-리그에서 활약중인 측면 미드필더로는 박원재와 최효진이 제일 뛰어난 선수“라는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앞서 언급했듯 더 이상 포항은 오범석을 떠올리지 않는다. 낮은 무게 중심과 잔발을 활용한 폭발적인 스피드로 오른쪽 측면을 헤집는 최효진의 플레이스타일은 오범석이 보여주던 그것에 못지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기에서 꾸준하고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최효진에게는 의미가 매우 컸던 2008시즌이었다.
2007시즌 K-리그 우승이후 포항의 주력 선수들은 대부분 허정무 감독 체제로 출범한 대표팀에 이름을 오르내렸다. 조성환, 황지수, 황재원 그리고 최효진의 단짝 박원재도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최효진은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다른 동료 선수들처럼 허정무 감독의 직접적인 부름을 받지 못했다.
서운할 법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것이 최효진에게 오히려 이득이 되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동아시아대회를 다녀온 뒤 줄줄이 대표팀에서 낙마한 다른 동료 선수들이 그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갈팡질팡할 때 최효진은 2007시즌의 활약에 못지않은 꾸준한 플레이로 포항의 측면을 사수했다. K-리그 우승을 통해 좀 더 노련한 모습을 갖췄음은 물론이다.
뒤늦게나마 대표팀의 기회가 주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인천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할 때만 하더라도 생각하지도 못했던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드디어 받았다. 그리고 지난 6월 15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로서 데뷔전을 치렀다.
대표팀에서 복귀한 후, 최효진은 더욱더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올 시즌 포항을 대표하는 간판스타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올 시즌 K-리그에서 26경기에 출장해 2골, 3도움을 기록한 최효진은 기다림을 통해 끝내 달콤한 선물을 가슴에 품을 수 있었다. 그 달콤한 선물은 바로 송종국(수원)을 밀어내고 차지한 K-리그 베스트 일레븐이다.
2009시즌, ‘팔방미인’으로의 변신을 성공할까?
올 시즌 최효진은 색다른 경험도 해야만 했다. 포항의 세르지우 파리아스 감독은 부상으로 인한 공격진의 전력 누수로 인해 실험적인 전술 운영을 시도했는데 그 중심에 최효진이 있었다. 바로 최전방 공격수로서의 포지션 변화다.
최효진은 낮은 무게중심과 잔발을 활용한 폭발적인 스피드와 돌파가 트레이드마크다. 파리아스 감독의 지적처럼 K-리그에서 최효진만큼 저돌적인 돌파를 선보이는 측면 자원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라니 무언가 어색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올 시즌 최효진은 분명히 최전방 공격수로서 경기에 임했다. 정규시즌 최종전 서울과의 홈 경기에서도 최효진은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다 본업인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사실 최효진은 아주대학교 시절 최전방 공격수를 서본 경험이 있는 선수다. 공격진의 부진에 고심을 하고 있던 파리아스 감독으로서는 ‘공격수 출신’ 최효진의 저돌적인 돌파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것이다.
아쉽게도 공격 포인트는 없다. 어찌 보면 ‘실패’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최효진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팀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파리아스 감독의 의중을 살펴보면 그만큼 최효진의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 아닐까? 아마도 2009시즌 포항에서는 ‘팔방미인’ 최효진의 진가를 더욱더 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축구공화국ㅣ김태석 기자] ktsek77@footballrepubl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