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드래프트에서 가장 먼저 호명된 선수는 으레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다.
드래프트에서의 호명 순위가 선수들의 기량을 평가하는 잣대는 아니지만, 전체 1순위라는 타이틀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또, 드래프트 시장에서 가장 먼저 이름이 거명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그 팀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2009시즌 K-리그를 통해 데뷔하는 신인 선수 중 가장 먼저 거론된 이름, 전체 드래프트 1순위의 영광은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한 임경현이 차지했다. 흔하디 흔한 청소년 대표 경력마저도 없던 선수였기 때문에 관심을 끌었지만, 임경현을 바라보는 부산 코칭 스태프나 선수 본인 모두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대학 최강 숭실대 이끌던 공격수, 부산에 날아들다
숭실대 축구부는 현재 대학 무대 최강의 팀 중 하나로 거론된다. 기존의 명문이 여러 팀 존재하지만 숭실대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전력이 급성장한 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박주호가 중심이 되었던 숭실대는 상당히 탄탄한 전력을 가진 팀으로 호평을 받았다.
대표 경력이 없다는 사실에 주위에선 의아스러운 반응이 일긴 했지만, 사실 2009시즌 K-리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에 호명된 임경헌은 박주호와 함께 숭실대의 공격진을 이끌었던 핵심이었다.
임경현은 2007년, 2008년 전국 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숭실대를 2년 연속 우승시킨 핵심 공격수였고, 특히 지난 2008년 전국 추계대학축구연맹전 결승전에서는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결승골을 넣기도 했다. 드래프트에서 온통 내셔널리그의 득점기계 김영후의 K-리그 입성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대학 무대를 발판삼아 K-리그 문을 두드렸던 선수 중에서 임경현은 강원 FC에 입단한 권순형과 함께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아도 손색이 없다.
기대가 큰 만큼, 부산의 황선홍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는 2009시즌을 위해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다섯 명의 선수 중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임경현의 모습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전체 1순위로 임경현을 뽑았을 당시, 황선홍 감독은 “힘과 골 결정력을 가진 공격수다. 오랫동안 임경현을 지켜봐 봐왔다.”라며 잠재력이 대단한 공격수라고 칭찬했었는데 두어 달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8일 부산 클럽하우스 천연구장에서 벌어진 자체 팀 훈련에서 임경현이 그림 같은 슈팅으로 그물망을 흔들자 황선홍 감독은 다른 선수들에게 임경헌의 슈팅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 잠재력만 보여준다면, 황선홍 감독의 황태자로 거듭날 수 있겠다는 느낌이 전해져왔다.
임경현은 주위의 기대가 큰 만큼,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임경현은 “그간 공격에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봤기 때문에 아직 어떤 자리에서 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섀도우 스트라이커의 임무를 부여받을 것 같다.”라며 “지난 시즌 부진했던 팀의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입단한 만큼,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이어 “먼저,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게 목표다. K-리그 데뷔를 통해 내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신인답게 열정과 끈기를 보여주고 싶다.”라며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2008시즌 신인 드래프트 시장에서 숨은 보석 박희도를 발굴해내며 큰 재미를 본 부산으로서는 2009시즌에는 임경현을 통해 또 한 번 숨은 스타찾기에 나섰다. 팀의 크나큰 기대를 어깨에 짊어진 임경현이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축구공화국ㅣ김태석 기자] ktsek77@footballrepubl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