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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아시아 국가의 클럽들이 아시아 무대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모습을 불편하게 쳐다보고 있었던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2009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출전할 4개 팀의 면면에 이제야 안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오후 제주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졌던 ‘2008 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이하 FA컵) 결승전에서 포항 스틸러스가 경남 FC를 1-0으로 꺾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 인해 AFC 챔피언스리그에 한국을 대표해 출전할 4개팀이 모두 가려졌다. 지난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포항, 전남의 부진으로 인해 씁쓸함을 맛봤던 축구팬들로서는 이제 드디어 진정한 K-리그의 강자가 아시아 무대를 토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되었다.


K-리그의 막강 전력, 드디어 AFC 챔피언스리그에 모습 보이다

6강 플레이오프제 시행으로 인해 리그 5위 포항 스틸러스와 FA컵 챔피언 전남 드래곤즈가 지난 2008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출전하자 팬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이 챔피언으로서 출전 자격을 갖췄다는 점에서는 인정하지만, 과연 이들이 아시아 무대에서 혁혁한 전과를 세운 K-리그의 위상과 전통을 이어갈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과론적으로 팬들의 예상이 결국 들어맞고 말았다. 1승 2무 3패로 탈락한 포항, 1승 3무 2패로 탈락한 전남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며 탈락했다. J 리그에 덜미가 잡히고 추격해오는 호주 A 리그 클럽에게도 힘을 발휘하지 못한 두 팀의 부진으로 인해 팬들은 ‘나가지 말았어야 할 팀들이 나갔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 아쉬움을 2009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날려버릴 수 있을까? 팬들의 바람이 현실이 되었다. 6강 플레이오프제도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K-리그 팀들은 객관적 전력상 가장 강한 팀이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을 하기 때문이다.

K-리그 우승팀 수원 삼성은 우승 직후 일찌감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클럽 월드컵 진출을 목표로 설정했다. 객관적으로 올 시즌 강한 강한 전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수원은 지난 2005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센젠 젠리바오에게 덜미가 잡혀 8강에 진출하지 못한 한을 반드시 풀겠다는 각오다.

FC 서울이라는 간판으로 사상 처음 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서울 역시 마찬가지다.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올 시즌 막바지에 수원의 아성을 뒤흔들었던 서울은 비록 K-리그 준우승이 아쉽기는 하지만, 정말 오랜만에 아시아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만으로도 만족할만하다.

지난 2006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전북 현대에 덜미가 잡혀 우승의 꿈을 날려버렸던 울산은 당시의 아쉬움을 되갚을 기회가 찾아왔다. 김정남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아시아 무대에서는 꾸준히 강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이번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지난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쓰라린 아픔을 맛봤던 포항 역시 FA컵 우승을 통해 재도전의 기회를 잡았다. 의욕적인 도전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팬들의 원성을 한 몸에 샀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며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또, FA컵 준결승전에 출전했던 4개팀중 가장 강한 전력으로 평가된 만큼, 포항의 재도전에는 이견을 달 수 있는 팬들은 이제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 현대가 사상 처음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이후 벌어진 두 시즌의 우승컵은 모두 일본 J 리그가 가져갔다. 경쟁 리그인 K-리그 입장에서는 속이 터질만한 일이다. 그 아쉬움을 2009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풀 수 있을까? 확실한 점은 그 어느때보다도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K-리그 팀들이 강한 전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축구공화국ㅣ김태석 기자] ktsek77@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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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달려왔던 2008년 K-리그가 끝났다. 25돌을 맞아 치러진 올 K-리그에서는 대전 시티즌의 김호 감독이 개인 통산 200승을 돌파했고, K-리그 출범 후 1만 호 골이 터지는 등 많은 기록으로 풍성했다. 그 가운데 지난 9일 열렸던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는 수원 삼성을 우승으로 이끈 차범근 감독을 비롯해,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 11명이 2008년 K-리그의 가장 빛난 별로 선정됐다.

이에 <축구공화국>에서는 2008년을 환하게 비춰준 그 12명의 이번 시즌을 정리하고 다음 시즌을 전망하는 ‘2008 K-리그, 가장 빛난 열두 별’을 <연말/특집 시리즈 1탄>으로 준비했다./편집자 주


◆축구공화국 <연말/특집 시리즈> 제1탄
▲2008 K-리그, 가장 빛난 열두 별-8편: 아디(32, FC 서울)


중국리그에서 온 흑인 미드필더…’연탄 같다’

2008 K-리그 대상 베스트 11(수비부문)에 선정된 아디는 평가절하됐던 외국인 선수였다. 국내 프로축구에 들어온 외국인 수비수가 드문데다, 측면 수비수로 활약한 사례는 거의 없었기 때문. 주목 받지 못하는 포지션에 외모적 특징을 찾기 힘든 흑인 선수라,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활약만큼의 성원을 받아오지 못했다.

초반에는 외모적 특징 때문인지 ‘연탄’이라는 별명도 있었다. 하지만 K-리그 3년 차로 들어 선 올해, 연탄이란 별명은 ‘흑진주’라는 고귀한 명칭으로 바뀌었다.

아디는 지난 2006년 K-리그에 입성했다. 중국 슈퍼리그 다렌 스더에서 뛰다 이장수 감독의 눈에 띄어 K-리그 무대로 들어선 것.

아디의 원래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183cm, 80kg의 준수한 신체조건에 성실함을 무기로 한국에서의 성공 시대를 열었다. 특히 그의 노련함은 국내 수비수 중 최고 수준이다.

서울 입단 당시 공격형 미드필더 히칼도의 지원병 역할을 해 왔던 아디는, 그러나 2007년 귀네슈 감독 부임 이후 수비로 보직을 변경해 자신의 숨겨진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대인마크 능력과 노련함,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침착함은 그가 뛰어난 수비수로 인정 받는데 가장 큰 무기가 돼 왔다.


연탄에서 흑진주로…‘가장 상대하기 힘든 수비수’

아디는 출중한 대인마크 능력과 위치선정 능력을 보이며 수비에서 더욱 빛을 발했고, K-리그 최고의 왼쪽 측면 수비수로 자리매김 했다.

자신이 서 있는 지역으로 오는 공에 항상 먼저 몸을 갖다 대며 놀라운 차단 능력을 선보였고, 볼 경합에서는 어떻게든 상대의 공격을 최악의 상황으로 만들었다. 역습 상황에서도 악착같이 따라붙어 원활한 공격을 방해하는 등 수비수로서의 모든 장점을 지닌 선수로 평가 받았다.

지난해 국내 공격수들은 ‘가장 상대하기 힘든 수비수’로 아디를 꼽았고, 국내 팬들로 하여금 수비의 참 맛을 보게 하며 많은 국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결국 지난해 연말 처음으로 K-리그 BEST 11 (수비부문)에 선정됐다.

서울의 붙박이 왼쪽 수비수로 자리잡은 아디는 김치곤(27), 김진규(23), 최원권(27) 등 국내 수비수들과 호흡하며 K-리그 최강의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팀 내 비중 역시 대단했다. 아디는 기복 없는 꾸준한 플레이로 K-리그에 입단 해부터 이번 시즌까지 3시즌 모두 30경기 이상 출전, 총 104경기를 소화했다.


모든 것을 던진 챔피언 결정전

특히 올해는 공격에서의 활약도 돋보였다. 2006년 1골, 2007년 2골, 그리고 올해에는 3골을 기록했다. 아디는 활발한 오버래핑과 세트플레이 상황에서의 활발한 공중전을 펼치는 등 공격에서 맹활약했다. 결국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는 침착한 헤딩슛으로 선취골을 작렬, 상암벌을 용광로로 만들었다..

K-리그에 입성 한 후 처음으로 맞은 우승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아디였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아디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1차전에서 첫 골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 팀 전체가 플레이오프까지 치러 지쳐 있었지만, 아디 만큼은 여느 때와 다름 없는 활약으로 수원의 매서운 공세를 막아냈다.

하지만 1-1로 맞서던 전반 36분 수원 송종국이 패널티킥 기회에서 재차 슈팅하며 결승골을 기록해 수원에 패했다. 준우승. 아디의 꿈은 무너졌고, 어떤 국내 선수들보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비록 우승컵은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올해에도 최고 수비수로 인정받아 K-리그 BEST 11(수비부문)에 선정됐다. 실력과 매너 등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인 아디가 내년에도 서울에 남아 우승에 재도전 할지도 관심사다.

[축구공화국ㅣ김형준 기자] mediaboy@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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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팬들이 겨울에도 대구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 FA컵 준결승을 통해 그 소망을 들어줄 수 있게 됐습니다.”

대구 FC의 변병주 감독이 오늘(17일) 오후 제주도에 위치한 펄호텔에서 열린 ‘2008 하나은행 FA컵’ 4강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겨울에도 축구를 보고 싶다는 대구 팬들의 소망을 들어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밝혔다.

변병주 감독은 “우리 팬들은 팀이 모든 대회에서 조기 탈락해 겨울에 축구를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이번에는 팬들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게 됐다.”라며 4강 진출에 대한 기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변병주 감독은 “우리는 대구의 사상 첫 우승을 위해 제주에 왔다.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다.”라고 말하며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변병주 감독은 비록 포항이 강팀이지만 대구도 준비를 마쳤다며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변병주 감독은 “포항은 강팀이다. 그러나 우리도 우승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우리 팀은 공격적인 경기를 보여주는 팀이다. 비록 후반기에는 조금 부진했지만 지금은 선수들의 컨디션도 좋다. 공격적인 축구로 승리하겠다.”라고 말했다.

대구 FC와 포항 스틸러스의 준결승 두 번째 경기는, 내일 오후 2시 제주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다.

[축구공화국ㅣ제주=손병하 기자] bluekorea@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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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서 저보다 더 많은 걱정을 해주시더라구요. 그러나 저는 큰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비록 선수들의 숫자가 부족하지만, 우리 팀을 믿습니다.”

고양 국민은행의 이우형 감독이 오늘(17일) 오후 제주도에 위치한 펄호텔에서 열린 ‘2008 하나은행 FA컵’ 4강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비록 팀 사정이 힘들지만 개의치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우형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우리 팀의 사정이 안 좋다. 그러나 그것이 변명이 될 수 는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감독이라면, 위기의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경기를 펼쳐낼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이우형 감독은 “현재 우리는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현역 선수가 11명밖에 없어 코치까지 선수 등록을 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내일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

경남과의 대결을 어떻게 치를 것이냐는 질문에는 “내일 경기는 당연히 우리가 수비를 하는 시간이 많을 것이다. 경남은 프로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수비 축구만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우형 감독은 “내일 경기에는 나도 뛰고 싶은 심정이다. 힘들겠지만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쳐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고양 국민은행과 경남 FC의 준결승 첫 번째 경기는 내일 오전 11시 제주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다.

[축구공화국ㅣ제주=손병하 기자] bluekorea@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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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우승, 다른 말은 필요 없다’

내일(18일, 목요일) ‘2008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을 치르는 네 팀 사령탑이, 오늘(17일) 오후 제주에 위치한 제주펄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우승을 향한 저마다의 출사표를 던졌다.

내일 오전 11시 경남 FC와 격돌하는 고양 국민은행의 이우형 감독은 “우리 팀은 지난 2006년에도 FA컵 4강에 들었었다. 올해도 4강까지 왔는데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 하지만, 팀 선수들이 우승을 노리고 있다. 최선을 다해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우승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경남 FC의 조광래 감독도 지지 않았다. 조광래 감독은 “FA컵 4강에 오른 팀은 모두 강팀이다. 운이 좋아 올라온 팀은 없다.”라고 말하며 고양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어 조광래 감독은 “우승을 위해 준비를 마쳤다. 추운 겨울 경기장을 찾을 팬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경기를 펼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내일 오후 2시 포항 스틸러스와 대결을 펼치는 대구 FC의 변병주 감독은 “대구 FC의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제주에 왔다.”라며 우승을 향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변병주 감독은 “겨울에도 축구 경기를 보고 싶다는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말한 뒤 "우리는 후반기엔 별로 좋지 않았지만 전반기에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보여줬던 팀이다. 이번 준결승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치도록 하겠다.”라고 대답했다.

대구를 상대하는 포항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은 “경기가 제주에서 열려 많은 팬이 함께 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파리아스 감독은 “우승을 위해 모든 준비는 마쳤다. 더군다나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달려 있는 경기다. 최선을 다해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2008 하나은행 FA컵’ 준결승 두 경기는 내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제주 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축구공화국ㅣ제주=손병하 기자] bluekorea@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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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이었다. 당시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치르던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에는 18살의 막내 기성용(FC 서울)이 있었다.

11월 21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바레인과의 최종전을 앞두고 막내는 고개를 푹 숙여야 했다. 바로 나흘 전 있었던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5차전에서 실망스러운 0-0 경기를 질타하는 팬들을 향해 '답답하면 너희가 직접 뛰던지'라는 메시지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기면서 물의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바레인과의 그 마지막 경기에서 기성용은 고개를 들지 못했고, 죄송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뛰었지만 경기는 다시 0-0으로 끝났다. 정확히 1년 전 기성용의 모습이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기성용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지난 시절의 교훈으로 많이 성숙했고 성장했다. 축구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정말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였다.


가장 행복한 사실은 아직 그가 19살이라는 사실

지금까지 유수의 축구 강국을 보면서 느낀 많은 부러움 중 가장 컸던 것은 ‘신성’이란 단어를 사용하며 등장한 새내기들의 존재여부다. 그렇지 않아도 볼을 잘 차는 선수들이 즐비한 그들에게, 또 다른 어린 유망주의 발견은 언제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을 부러워 할 필요가 없어졌다. 우리에도 무서운 10대인 기성용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2008년 기성용은 정말 많이 성장했다. 지난 2007년 20세 이하 청소년 축구대표팀의 막내에서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막내로 급성장한 그였지만, 1년 사이 A 대표팀의 막내로까지 성장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소속팀인 FC 서울에서야 그의 기량이 능히 통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A 대표팀에서도 주전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몇 년의 시간은 더 필요해 보였다. 사실 그래야 맞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성용은 나이에 비례하는 실력의 크기를 거부했다. 나이에 비해 조금 부족한 세밀함과 스피드를 제외하면, 기성용은 거의 모든 부분에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득점력도 빛났고 패싱력과 중앙에서의 홀딩 능력도 19살 선수의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었다.

그런 기성용의 재능은 지난 9월 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요르단과의 친선 경기에서 A 매치 데뷔전를 시작으로 더 빛나기 시작했다. 기성용은 그 한 경기로 A 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로 자리를 잡으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에 성공했다.

불과 1년 전 20세 이하 청소년 축구대표팀에서도 막내였던 선수가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거쳐 A 대표팀에까지, 그야말로 멈출 줄 모르는 기세로 성장한 것이다.

특히 지난 9월 1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던 북한과의 최종예선 첫 번째 경기에서는, 0-1로 패색이 짙던 경기를 극적인 무승부로 이끄는 동점골을 터트리는 등 자신에게 주어진 몫의 100% 이상을 해내기도 했었다.

뭐니뭐니해도 기성용을 바라볼 때 가장 흐뭇한 사실은 아직 그가 10대라는 점이다. 이제 12월이 지나가면 그도 약관(20세)의 나이에 접어들지만, 아직 미래가 창창한 어린 유망주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어린 ‘별’을 한국 축구가 보유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기쁘다.

불과 1년 전과는 너무나 많이 다르게 성장한 기성용. 2008년 한국 축구 최대의 발견이라는 칭찬이 아깝지 않은 기성용이, 2009년 혹은 2010년 얼마나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축구공화국ㅣ손병하 기자] bluekorea@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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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하게 되는 K-리그 3위팀 울산 현대의 겨울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싸늘하다.

주력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올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었던 울산 현대는 악전고투속에서도 K-리그 3위를 차지하며,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라는 소중한 결과물을 얻었다. 다음 시즌에는 올 시즌보다도 더 탄탄한 전력을 바탕으로 매진해야 한다. 헌데, 선수 보강을 해도 시원찮을 마당에 팀을 떠나려는 선수들이 줄을 섰다. 김정남 감독으로서는 그저 아쉽기만 한 겨울이다.


선수 하나하나가 아쉬운 울산은 그저 울상

동계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도 물밑작업으로 인해 바쁘다. 각 팀들은 시즌을 치르며 발생했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선수 보강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은 끝이 났지만, 보이지 않는 쟁탈전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시기다.

울산 현대 역시 마찬가지다. 언제나 꾸준한 성적으로 K-리그의 대표적인 강팀으로 자리를 잡은 울산은 다음 시즌에는 K-리그 우승과 함께 2년 전 아쉬움을 맛봤던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야 한다. 국내와 아시아무대를 오가며 경기를 치러야 하는 울산은 선수 하나하나가 아쉬운 상태다.

그렇지만, 선수단 보강 소식보다는 간판선수들의 이적설이 더 많이 들린다. 주력 선수들의 대거 이탈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은 울산의 입장에서는 아쉽기만 하다.

올 시즌 K-리그 도움왕 브라질리아가 포항을 떠난 것을 시작으로 주장 박동혁은 아시아 쿼터제를 활용한 감바 오사카의 러브콜에 이끌려 대한해협을 건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팀의 재간둥이 이상호 역시 서울과의 플레이오프전이 끝난 후 이적을 암시하기도 했다. 주력 선수들이 대거 FA자격을 취득하면서 연쇄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무단이탈을 불사하며 프리미어리그에 진출시도를 하고 있는 염기훈의 행동은 울산에 불을 지르고 있다. 2010년까지 계약기간을 남겨놓고 있는 염기훈은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언의 입단 테스트에 응하고 있지만, 울산은 이적불가를 천명했다. 하지만, 이번 염기훈 사건으로 인해 양측의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입단 테스트에서 얻은 합격통지서를 들고 귀국할 경우 양 측의 마찰이 더 거세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합격 여부를 떠나 염기훈과 울산은 자칫 이번 사건으로 인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도 있다. 염기훈도 염기훈이지만, 이천수의 뒤를 잇는 간판 스타가 필요한 울산으로서는 가슴치게 만드는 상황이다.

선수 하나가 아쉬운 마당에 있던 선수들도 나가려는 판국이다. 줄줄이 짐을 쌀 채비를 하고 있는 핵심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있는 김정남 감독의 마음은 그저 속만 타들어 간다.

[축구공화국ㅣ김태석 기자] ktsek77@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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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달려왔던 2008년 K-리그가 끝났다. 25돌을 맞아 치러진 올 K-리그에서는 대전 시티즌의 김호 감독이 개인 통산 200승을 돌파했고, K-리그 출범 후 1만 호 골이 터지는 등 많은 기록으로 풍성했다. 그 가운데 지난 9일 열렸던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는 수원 삼성을 우승으로 이끈 차범근 감독을 비롯해,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 11명이 2008년 K-리그의 가장 빛난 별로 선정됐다.

이에 <축구공화국>에서는 2008년을 환하게 비춰준 그 12명의 이번 시즌을 정리하고 다음 시즌을 전망하는 ‘2008 K-리그, 가장 빛난 열두 별’을 <연말/특집 시리즈 1탄>으로 준비했다./편집자 주


◆축구공화국 <연말/특집 시리즈> 제1탄
▲2008 K-리그, 가장 빛난 열두 별-6편:이청용(20, FC 서울)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 동안 K-리그에서 겨우 네 경기만 뛴 선수가 있었다. 그는 나이도 어렸고 경기 경험도 없었다. 가능성 이외에는 아무것도 믿을 것 없었던 선수, 그에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고 최고의 무대에 서기까지는 더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랬던 10대의 어린 선수가 지난 2007년 혜성과 같이 등장했다. 그의 소속팀인 FC 서울의 라이벌 수원 삼성과의 첫 맞대결에서 겁없는 경기력을 보여줬고, 청소년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에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그리고 2008년, 그 선수는 A 대표팀에 오르는 영광과 축구팬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받는 아픔을 동시에 경험했다. FC 서울의 측면 미드필더 이청용이다.


공격에 눈을 뜬 2008년

지난 2007년 이청용이란 어린 공격수가 보여준 측면 플레이는 도전적이었다. 넘치는 볼 센스와 스피드 그리고 과감한 드리블은, 정통 윙어에 대한 향수병이 생기려던 한국 축구에는 단비와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조금 부족한 면이 있었다. 바로 득점력이었다. 어시스트에 관한 기량은 어느 정도 인정받았지만, 직접 골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랬던 이청용이 2008년엔 정규리그에서만 여섯 골을 터트리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2007년 자신이 기록한 득점의 딱 두 배다.

도움의 개수도 줄지 않았다. 이번 시즌 2007년과 같은 여섯 개의 도움을 기록하면서, 득점과 도움 모두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는 공격수로 거듭났다. 지금까지는 위협적인 드리블과 볼 센스에 비해 부족했던 결정력을 조금씩 보완하면서, 비로소 공격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득점과 패스를 동시에 선보일 수 있는 공격수는 위협적이다. 우겨넣듯 골만 넣는 선수나 동료에게 건네는 패스만 할 줄 아는 선수보다는, 득점과 패스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공격수에 대한 수비수의 두려움은 크다. 두 가지 갈래를 모두 예측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골과 도움 모두에 건실한 기록을 남겼던 이청용의 2008년은 분명 진일보한 한해였다.


감정을 다스리지 못했던 젊은 龍

분명 이청용은 발전 가능성이 큰 기대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 어린 미드필더가 극복해야 할 문제는 아직 남아 있었다. 큰 경기 혹은 중요한 경기에서의 집중력과 평상심 유지다.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2008년은 그래서 얼룩이 지고 말았다.

이청용은 이번 시즌 무려 다섯 장의 경고를 받았고 두 차례의 퇴장 명령을 받았다. 이청용이 수비수가 아닌 공격수에 가까운 미드필더라는 점을 떠올리면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이렇게 이청용이 이번 시즌 많은 경고를 받았던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의 맹활약으로 이청용에 대한 각 팀별 주의보는 강력하게 내려졌다. 그의 오른쪽을 막아내지 못하면 승리를 챙기기는 어려웠다. 이청용에 대한 경계령은 더욱 강화됐고, 이청용은 그런 수비수들의 끈질김으로부터 자유롭게 탈출하는 지혜를 배우지 못했다. 그런 주위 환경의 변화에 어린 '龍'의 감정은 시시각각 변했고, 결국 그런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것이 이청용의 2008년에 어두운 단면을 만들고 말았다.

이청용이 이런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없다. 좋은 선수란 팀이 원하는 순간 필요한 장면에서 기여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순간과 장면은 팀이 정말 힘든 경기에서 찾아오곤 한다. 그러나 힘든 경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가 없다면, 항상 그 자리에 머물러야 하고 팀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없는 선수로 남고 만다. 2009년 더 나은 선수로 진화하기 위해 이청용이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기본이다.


대표팀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다

비록 얼룩진 2008년의 K-리그를 보내야 했지만 A 대표팀에서 이청용은 한국 축구가 발견한 또 다른 원석이었다. 아직 보석으로 규정하기엔 다듬어야 할 곳이 많지만, 최소한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훌륭한 보석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음은 증명해 냈다.

지난 2008년 5월 3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요르단과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경기에 출전했던 이청용은, 첫 번째 A매치 출장임에도 불구하고 의욕적인 모습과 활발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허정무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경기 이후 이청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인 설기현의 부진과 이천수의 부상 공백으로 구멍이 난 한국 축구의 오른쪽 측면을 훌륭하게 메우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북한과의 최종예선 첫 경기를 앞두고 펼쳐진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는 결승골을 넣었고, 사우디전을 앞두고 열렸던 카타르와의 평가전에서도 프리킥으로 득점을 기록하며 대표팀에게 두 번의 승리를 안겨줬다. 2008년 5월 이후 대표팀이 치른 열 경기 가운데 여덟 경기에 출장한 이청용은, 빠르게 한국 축구 최고봉의 자리를 향해 도전하게 된 것이다.

아직 이청용은 원석이다. 그러나 2008년은 그가 빛나는 보석으로 나갈 수 있는 기초를 다졌던 한해였다. 다가오는 2009년 이청용이 장점을 더욱 발전시키고 단점을 보완해, 진정으로 빛나는 보석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축구공화국ㅣ손병하 기자] bluekorea@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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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달려왔던 2008년 K-리그가 끝났다. 25돌을 맞아 치러진 올 K-리그에서는 대전 시티즌의 김호 감독이 개인 통산 200승을 돌파했고, K-리그 출범 후 1만 호 골이 터지는 등 많은 기록으로 풍성했다. 그 가운데 지난 9일 열렸던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는 수원 삼성을 우승으로 이끈 차범근 감독을 비롯해,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 11명이 2008년 K-리그의 가장 빛난 별로 선정됐다.

이에 <축구공화국>에서는 2008년을 환하게 비춰준 그 12명의 이번 시즌을 정리하고 다음 시즌을 전망하는 ‘2008 K-리그, 가장 빛난 열두 별’을 <연말/특집 시리즈 1탄>으로 준비했다./편집자 주


◆축구공화국 <연말/특집 시리즈> 제1탄
▲2008 K-리그, 가장 빛난 열두 별-5편:에두 아르도(27, 수원 삼성)

큰 기대 큰 실망, 에두의 K-리그 데뷔 시즌


2004시즌 우승 이후 매번 우승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던 수원 삼성의 차범근 감독은 매년 똑같은 패장의 변으로 아쉬움을 토해냈다. 바로 고비때 최전방 공격수의 골이 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범근 감독은 최전방 공격진에 외국인 골잡이를 포진시키는 것을 선호해왔다. 나드손은 차범근 감독이 가장 애지중지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위험지역에서 동물적인 골 감각을 선보이던 나드손은 수원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잦은 부상과 팀 이탈등 여러 가지 문제가 겹치면서 제 기량을 보이지 못했다. 이후 차범근 감독은 올리베라, 실바등 대체 공격수를 수혈하며 기대를 걸었지만, 이 두 선수마저도 결과적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차범근 감독은 2007시즌을 앞두고 우승을 위해 새로운 외국인 골잡이를 영입했다. 마인츠에서 차두리와 함께 한솥밥을 먹었던 에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분데스리가 통산 77경기 출장 17골을 기록한 바 있는 검증된 공격수 에두를 통해 차범근 감독은 우승의 한을 달래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폭발적인 드리블과 날카로운 왼발 슈팅은 탁월했지만 동료 선수들과의 유기적인 호흡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특히 안정환과의 호흡에서 나타난 엇박자는 수원의 공격력을 반감시키는 효과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또, 시즌 초반 보여줬던 매서움이 후반기로 갈수록 떨어졌다. 에두는 나름의 장기를 보여줬지만, 왼발슛만을 고집하던 에두의 특성을 상대 수비수들이 간파하면서 조금씩 위력을 잃기 시작했다. 데얀, 루이지뉴, 까보레등 함께 K-리그 무대에 데뷔했던 외국인 공격수에 비해 에두의 공격포인트는 초라했다. 34경기 출장 7골 4도움. 차범근 감독의 선택이 또 다시 실패로 흘렀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K-리그 2년차 에두, 데뷔 시즌 설움 날려버리다

때문에 2008시즌을 위한 동계훈련에 들어간 수원 삼성에서 가장 위태로운 입지를 가진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차범근 감독의 무한한 신뢰를 등에 업고 새출발할 수 있었다. 에두에게서 2008시즌은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될 시즌이었다.

에두의 절치부심은 수원의 홈 개막전이었던 대전 시티즌과의 일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2-1로 승리한 당시 경기에서 에두는 그림 같은 2골을 성공시키며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날려버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시즌 초반이었던 3월 19일 제주전부터 4월 13일 서울전까지 5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괴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후 잠시 주춤하는듯싶었지만, 5월 14일 인천전부터 6월 28일 전남전까지 또 다시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에두의 신들린 활약으로 인해 자연히 수원의 성적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올 시즌 중반까지 K-리그를 호령했던 수원의 18경기 연속 무패행진은 에두의 발과 머리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주력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자 다시 수원이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거의 전경기를 출장하다시피한 에두 역시 피로가 누적되어서인지 전반기만큼의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렸던 전남전 이후 무려 10경기동안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잠시 침묵에 빠졌었다. 지난 시즌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느냐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다행히 에두는 후반기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9월 20일 제주전을 시작으로 다시 에두의 득점포가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에두의 뒷심은 수원의 우승에 큰 힘이 되었다. 매번 결정적인 고비마다 득점이 터지지 않는다고 했던 차범근 감독의 푸념을 날려버렸다. 지난 7일 서울전에서 터뜨린 선제골은 수원의 우승을 가늠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38경기 출장, 16골 7도움. 지난 시즌 아쉬웠던 모습을 털어내고 에두는 수원의 네 번째 우승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선수로 역사에 남았다.


좀 더 강해지기 위해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이 주효

에두는 공격수로서 다재다능한 면모를 지녔다. 원래 측면 수비수 출신인 에두는 원 포지션의 장점을 살리면서 공격수로서의 킬러 본능을 더한 선수다. 즉, 스피드와 파워를 동시에 살린 질풍 같은 드리블과 상대 수비수보다 한 템포 빠른 슈팅과 위치선정을 적절히 배합해 골을 낚는 선수다.

하지만, 지난 2007시즌에는 이런 모습이 효과적으로 선보이지 못했다. 개인적인 플레이 성향이 짙었고 동료와의 호흡도 썩 매끄럽지 못했다. 슈팅을 처리하는 순간 왼발 슈팅만을 고집하는 ‘왼발잡이’ 특유의 특성 역시 상대 수비수들에게 간파가 당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 2008시즌에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2007시즌에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과는 달리 다소 경험이 모자란 어린 선수들, 서동현, 신영록, 배기종등과의 호흡에서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슈팅을 처리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2007시즌에 비해 다양한 면을 보였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왼발, 오른발, 머리 가리지 않고 슈팅을 이어가려고 노력한 에두의 변화는 상대 수비수들을 더욱더 어렵게 했다. 2007시즌에서의 아쉬움이 에두를 더욱더 강하게 만든 셈이다.

[축구공화국ㅣ김태석 기자] ktsek77@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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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달려왔던 2008년 K-리그가 끝났다. 25돌을 맞아 치러진 올 K-리그에서는 대전 시티즌의 김호 감독이 개인 통산 200승을 돌파했고, K-리그 출범 후 1만 호 골이 터지는 등 많은 기록으로 풍성했다. 그 가운데 지난 9일 열렸던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는 수원 삼성을 우승으로 이끈 차범근 감독을 비롯해,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 11명이 2008년 K-리그의 가장 빛난 별로 선정됐다.

이에 <축구공화국>에서는 2008년을 환하게 비춰준 그 12명의 이번 시즌을 정리하고 다음 시즌을 전망하는 ‘2008 K-리그, 가장 빛난 열두 별’을 <연말/특집 시리즈 1탄>으로 준비했다./편집자 주


◆축구공화국 <연말/특집 시리즈> 제1탄
▲2008 K-리그, 가장 빛난 열두 별-4편:마토 네레틀랴크(29, 수원 삼성)


'통곡의 벽'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유적지의 이름이다. 예루살렘 서쪽에 있는 이 신전의 성벽을 향해 유대인들이 밤을 새로 서글피 울며 기도를 올린다 해서, 이 광경을 목격하고 경이로움을 느낀 유럽의 여행자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우리 K-리그에서 이와 같은 별명을 가진 선수가 하나 있다. 비록 상황과 의미는 다르지만 있다. 수원 삼성에서 지난 4년 동안 뛰었던 마토 네레틀랴크를 가리켜 우리는 통곡의 벽이라 부른다. 그의 앞에만 서면 공격수들은 한없이 작아졌기 때문이다.


2008년에도 여전했던 ‘통곡의 벽’

통곡의 벽이란 명성은 2008년에도 헛되지 않았다. 지난 2005년 K-리그에 진출한 후 곧바로 최고의 외국인 선수와 최고의 수비수라는 두 가지 명예를 거머쥐었던 마토였다. 큰 부상 없이 2005년부터 팀이 치른 거의 모든 경기에 출장했던 마토는, 수원 삼성의 든든한 이름이자 상대 공격수들에게는 넘기 힘든 벽이었다.

2008년 그는 더 견고해지고 단단해졌다. K-리그에 대한 적응과 팀에 대한 적응 여기에 상대팀에 대한 적응까지 모두 마친 2008년의 마토는 더 뚫기 힘든 방패가 되었고, 시즌 초 수원 삼성이 무패 행진과 연승 가도를 달리며 잘 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마토의 장점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2008년 마토는 자신이 갖고 있었던 모든 부분에서 한 단계 성장한 기량을 선보이며 수원의 수비진을 리드했다. 특히 상대의 패스 길목을 미리 읽어내고 차단하는 능력은, K-리그에서 뛰고 있는 모든 수비수들을 가운데서도 단연 최고였다.

2008년 마토가 달라지고 좀 더 노련해졌다는 증거가 바로 확 줄어든 경고다. 마토는 2005년부터 매년 일곱 장의 경고를 받아왔다. 중앙 수비수로서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니지만, 이번 시즌에는 겨우 석 장의 노란 카드를 받는 것에 그쳤다.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경고까지 줄어드니 팀에게는 더 없는 보탬이고 상대에겐 더 없는 부담이다. 그렇게 2008년 마토는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줬다.


'통곡의 벽‘을 통곡하게 만들었던 부상

지난 3년 동안 별다른 부상 없이 팀이 치른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했던 마토는 이번 시즌 두 번이나 작지 않은 부상을 당하며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특히 그가 부상을 당했던 시기가 팀이 잘 나가던 때와 위기에 처했을 때라 마토의 마음을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지난 4월에는 서혜부 부상을 당해 많은 경기를 쉬어야 했고, 성남 일화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던 6월에도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는 매년 30경기 이상을 출전하던 그가, 이번 시즌 29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통곡의 벽이 허물어진 수원은 힘겨운 시즌을 보내야 했다. 김대의와 남궁웅의 포지션 변경이나 새롭게 기회를 잡은 최성환과 최성현 등의 분전으로 위기를 잘 넘기기는 했지만, 마토가 없는 수원은 불안하고 위태했다. 곽희주 이정수 등 다른 수비수들의 부상까지 겹쳐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지만, 그 누구보다 든든한 마토의 공백은 차범근 감독에게는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

그런 마토는 부상중에도 불구하고 팀의 정규리그 11경기 연속 승리를 지켜내기 위해 경기에 출전하는 투혼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7월 5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마토는, 2주가량의 휴식기간이 더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출전해 90분을 소화하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두 달가량의 긴 공백을 이겨내고 서둘러 팀에 복귀하는 등 그가 보여준 애정은, 분명 K-리그를 대하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는 다른 것이었다.


‘good bye' 마토 ’thank you' 마토

지난 4년 K-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그리고 가장 뚫기 힘들었던 수비수 마토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떠난다. 최근 그의 거취 문제를 놓고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지만, 수원 삼성이란 소속팀을 위해 그리고 우리 K-리그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 그를 나무랄 순 없다.

마토는 수원 삼성을 사랑했다. 그리고 자신이 속한 그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열정을 불태웠다. K-리그에서 조금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 곧장 일본이나 남미 혹은 유럽으로 떠났던 다른 선수들에 비한다면, 분명 마토는 소속팀과 K-리그와 그리고 한국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던 선수였다.

그리고 약속도 지켰다. 지난해 조국 크로아티아의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떠나려 했지만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한 수원 삼성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1년을 기다렸고, 마침내 마토는 수원 삼성이 간절하게 바라던 그 꿈을 이뤄줬다. 그것도 컵 대회와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두 가지 우승을 선사했다. 지난 4년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준 마토다운 마무리였다.

지난 4년 참 고마운 마토였다. 외국인 선수라는 한계와 편견에도 굴하지 않고 팀과 K-리그를 향한 애정을 쏟아부었고, 그의 멋진 수비 덕분에 우리 공격수들의 기량도 많이 늘었다. 이제 더 이상은 그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 마토가 한국 축구에 선사한 것들만으로도 그에게 넘치는 고마움을 전한다.

[축구공화국ㅣ손병하 기자] bluekorea@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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