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공화국 生生 인터뷰
▲ 전남 드래곤즈 박항서 감독 - 2편
박항서 감독의 축구는 열정과 의리
“용광로 축구라는 말은 우리 전남이 펼쳐야만 하는 열정적인 축구의 표상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열정적인 축구라는 뜻이지요. 지난 시즌에 못한 용광로 축구를 되풀이했으면 하는 바람은 변함이 없습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부임한 박항서 감독은 ‘용광로 축구’라는 단어를 사용해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로 광양축구전용구장을 마치 용광로와 같은 분위기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물론, 2008시즌 성적은 그의 취임일성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박항서 감독이 아니다. 14일 생전 처음 보는 용광로를 바라보며 박항서 감독은 반드시 용광로 축구를 실현하겠다는 뜻을 다짐했다.
그리고 좀 더 좋은 성적과 재미있는 축구를 위해서라면, 박항서 감독은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조금 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고 꼬집었다. 축구가 단체 스포츠인만큼 나 하나쯤이라는 생각보다는 팀을 위한 애정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운동장 안에서든 밖에서든 좀 더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모습을 보여야만 그 용광로 축구가 실현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선수들에게 항상 강조합니다. 클럽하우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내가 아닌 우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이죠. 내가 아닌 우리가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구성원들의 팀을 향한 애정입니다. 애정이 없는 선수가 팀에 있다면 결국 서로 불행밖에 남지 않습니다. 마음이 다른 팀에 가 있는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결국, 차선의 합의점을 찾을 수밖에 없죠.”
박항서 감독은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팀 간의 의리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실제로 박항서 감독은 ‘가족’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함께 배를 탄 이상,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의리로 똘똘 뭉쳐야 하는 마음가짐, 전남이 2009시즌을 순항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결과로 평가받을 2009시즌, 철저하게 준비할 것
다른 감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지난 2008시즌에 팀에 부임한 박항서 감독은 가장 뒤늦게 팀에 합류해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때문에 저조한 성적에도 불구하고도 나름 면죄부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09시즌에는 다르다. 2년차에 접어든 만큼, 무언가 결실을 만들어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결과에 대한 부담은 광주 상무 이강조 감독님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프로 감독이라면 성적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는 건 마찬가지에요. 또 명예와 책임이 직결되는 직업이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는 말도 못할 겁니다.”
박항서 감독 역시 적잖이 부담을 느끼는 듯했다. 그래도 언제나 그랬듯 물러설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경기 결과와 내용,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목표에 이르기 위해 일정, 전략적인 부분을 세밀히 준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인 자신도 전남에서의 2년차가 된 만큼 철저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항서 감독은 산술적인 계산도 끝마쳤다. 지난 시즌의 결과를 놓고 계산해보니 시즌 승률 45% 정도만 되면 6강이 가능하다며, 이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그러기 위해서는 최근 2년간 좋지 못했던 원정 경기 승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며 체계적인 준비를 할 것을 강조했다.
“전남에 부임한 후 제가 어떤 축구를 보여준다는 것을 말씀드렸기 때문에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키도록 할 겁니다. 여러 가지로 문제가 드러난 부분이 많았는데 남은 시간 동안 분석하고 잘 준비해서 실수를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올 시즌 초부터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시행착오도 겪고, 험난한 고비도 수차례 맛봤다. 2008시즌 한 해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던 전남이 2009시즌에는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까? 1차 목표인 6강 플레이오프를 향해 전남의 박항서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도 의미심장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축구공화국ㅣ김태석 기자] ktsek77@footballrepubl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