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영상 모음 :: 신문선 'K-리그, 80년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명지대학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신문선 교수가 승부에만 집착하는 K-리그의 문제점을 탈피해 질 좋은 상품으로 축구팬들에게 다가설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월드컵 이후 마이크를 놓고 대학 강단에서 함께 스포츠기록분석학 연구에 매진하고 있었던 신문선 교수는 7일 포털업체 다음에 제공하게 될 서비스 ‘신문선의 축구담론’을 연재하기에 앞서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신문선 교수는 K-리그의 상품성과 경기 내용을 지적하며 세계 축구 흐름에 따라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현장에서 약간 물러난 뒤 뒤에서 K-리그를 지켜본 총평을 묻는 질문에 신문선 교수는 팬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흥행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고 있는 국내 프로축구계의 현실에 아쉬움을 토했다.

신문선 교수는 “스포츠 산업학을 강의하면서 방청객들에게 프로스포츠를 관전한 사람이 있으면 손을 들어보라고 하니 상당수가 들더라.”라고 운을 뗀 후 “다시 프로야구를 관전한 사람과 프로축구를 보러간 사람을 따져보니 야구가 축구에 비해 3배가 많았던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TV로 보면, 프로야구는 플레이오프를 비롯해 코리안 시리즈까지 지상파 3사가 중계를 했으니 대부분이 이를 지켜봤겠지만, 프로축구는 지상파로 본 사람이 거의 없었다. 산업적인 시각에서 올해 프로야구는 대박이 났지만, 프로축구는 실패했다.”라고 정리했다.

이어 신문선 교수는 경기내용적인 측면에서도 K-리그는 세계 축구의 흐름과 동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팬을 위한 축구가 아닌 이기기 위한 축구만을 하고 있어 전혀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신문선 교수는 “아스날, 리버풀,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위 프리미어리그 빅4에 속하는 팀들은 누구를 위해 경기를 한다고 생각하는가? 바로 축구팬과 미디어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다.”라며 “하지만 우리 프로축구는 아직도 80년대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감독은 자리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구단주는 성적에만 목을 맨다. 이는 기업구단과 시민구단 모두 마찬가지다. 경영수지는 최악인데 이기는 데만 목을 매고 있는 셈이다. 이게 한국 프로축구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또, “세계 축구의 패러다임은 공격적으로 흐르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보면 우리는 정답을 찾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릇된 사고를 하고 있다.”라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개선해나가야 한다. 올해 어떤 팀이 우승한다고 한들 이는 반드시 개선해야만 한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문선 교수는 K-리그를 통해 긍정적인 부분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따. 특히 포항 스틸러스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 FC 서울의 세뇰 귀네슈 감독이 펼치는 축구는 상당히 인상적이라며 세계 축구의 흐름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선 교수는 “현대 축구에서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 첫 번째는 좀 더 빠른 스피드로 경기를 펼쳐야 한다는 것, 두 번째는 그 빠른 경기를 전개하기 위한 압박의 정도가 더 강해졌다는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 면에서 파리아스 감독과 귀네슈 감독은 대단한 면을 보이고 있다. 두 감독의 경기를 살펴보면 삼선의 폭이 적절히 맞물려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성남 일화가 포항에 왜 그렇게 연패를 하고 있는지, 귀네슈 감독이 왜 무패행진으로 시즌을 이끌고 왔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주위에서는 이런 모습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훈련방법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프로 리그의 수준은 대표팀의 전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귀네슈 감독과 파리아스 감독이 우리 프로축구에 변화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 우리가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진화시키지 못한다면 문제다. 프로축구를 어떻게 재미있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또, 성적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신문선 교수는 성적 여부와는 약간 동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하위권 팀을 지도하는 지도자들의 자세는 상당히 높게 평가할만하다고 답했다.

신문선 교수는 “영국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온 뒤 나름 기대감을 갖게 했던 인천 유나이티드의 장외룡 감독의 행보가 아쉽기는 하지만, 경남 FC의 조광래 감독은 빈약한 선수층으로도 6강에 도전하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의 황선홍 감독은 자율축구를 팀에 접목하고 있다.”라며 “이런 지도자들의 모습은 우리 K-리그에 작은 불씨와도 같다.”라고 평가했다.

[축구공화국ㅣ김태석 기자] ktsek77@footballrepublic.co.kr
Posted by 인유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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